[그레뉴트/그레이브스뉴트+크레덴스] Home Schooling 002
+) NOTICE
그레뉴트 기반으로 크레덴스 줍는 이야기
그레이브스 한참 안나옴 주의.
둘이 일면식도 없어보이지만 영화 이후 이야기로 천천히 진행합니다.
영화기반이기때문에 약스포..? 있습니다.
뉴트가 크레덴스를 많이 아껴줍니다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write. 환월
많이 피곤한 모양인지 주변에서 소곤거리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아이처럼 약간 웅크린 채 이불을 끌어당긴다. 이불에 돌돌 말린 애벌레 같은 모습으로 잠든 뉴트 곁으로 작은 어둠이 기어왔다.
“!”
피켓을 비명을 지르며 펄쩍펄쩍 뛰었다. 하지만 어둠을 쫓아낼 힘이 없었다. 뉴트한테 아무리 매달려 봐도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어둠의 목적은 피켓이 아니었다. 천천히 그림자를 따라 옮아간 것은 뉴트 곁을 빙빙 맴돌았다. 곤히 잠든 뉴트는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다.
“…….”
피켓의 부산한 움직임이 잦아들 무렵 작고 검은 것은 좀 더 대담하게 움직였다. 이불과 닿아있는 그림자를 통해 숨어들어 뉴트의 옷깃에 옮아붙었다. 그럴 때마다 재가 공기 중으로 흩날렸다. 목덜미와 옷깃이 닿은 어둠에 몸을 숨긴 채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저것에 눈이 있다면 그저 깜박일 뿐 숨조차 크게 내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뉴트는 그것도 알지 못했다. 으응. 약하게 앓는 소리를 내며 이불을 끌어당기며 몸을 조금 더 웅크렸다. 그 소리에 피켓이 간신히 이불 끝을 잡고 매달렸다.
“!”
좋아하는 뉴트 옆에 무서운 것이 붙어있지만 도와줄 수 없었다. 가방 자물쇠를 열어서 동물들에게 도움을 청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러다가 또다시 동물들이 사라지면 뉴트가 무척 슬퍼할 것 같았다. 작은 녀석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끙끙 앓았다.
“…….”
“…으응.”
“…….”
뉴트의 부드럽고 곱슬 거리는 머리카락에 폭 파묻힌 녀석은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 같았다. 뉴트가 움직이면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면서 몸뚱이가 덥석 덥석 뜯겨나갔다. 하지만 몸이 사라지는 것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양인지 좀 더 집요하게 달라붙었다. 저 녀석이 왜 저렇게 뉴트에게 집착하는진 아무도 알지 못했다.
“…으. 티나. 그만.”
“…….”
“코코아는 이제 됐어요…….”
“…….”
“이제 괜찮아…….”
말끝이 늘어지는 잠꼬대를 하던 뉴트가 미간을 찌푸린다. 분명 꿈속에서 마시멜로가 잔뜩 든 코코아로 고문을 당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잠결에 손까지 휘적거리던 뉴트는 이제 숨을 내쉬면서 베개에 얼굴을 푹 파묻었다. 금방 고른 숨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뉴트에게 옮아붙은 검은 것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티나 골드스틴. 그 이름을 듣자마자 불안하게 움직이더니 뉴트 곁에서 멀찍하게 떨어졌다. 그리곤 없는 눈을 굴리는 것처럼 이리저리 돌아본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다시 침대 밑으로 기어들어 간다. 그리고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피켓은 뉴트에게서 검고 무서운 것이 떨어지자마자 이불을 타고 올라왔다. 그리곤 늘 그랬던 것처럼 적당한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불안한 기분을 느꼈는지 가방이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단단하게 묶어둔 것이 풀리지 않아 아무도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모두가 잠을 못 이루는 곳에서 뉴트만 꿀 같은 잠을 청하고 있었다. 보통은 이렇게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동물을 데리고 다닐 땐 늘 선잠을 자고, 작은 소리에도 벌떡 일어나곤 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약간 달아오른 얼굴로 이불 속으로 꾸물꾸물 기어들어 갔다.
“…….”
고른 숨소리가 침대에 사분사분 내려앉았다. 무슨 꿈을 꾸는 건지. 뉴트는 새벽이 뿌옇게 밝아올 때까지 눈 한번 뜨지 않았다.
✡
“!”
“…….”
“!”
“…….”
“!”
“으…알았어. 조금만…더.”
“…….”
“오 분…마안.”
아침부터 피켓이 보채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제대로 닫지 못한 창에서 햇살이 흘러들었다. 햇빛이 침대를 타고 넘어왔다. 그리곤 밝고 보들보들한 속눈썹에 주렁주렁 걸렸다. 절로 눈을 찌푸린 남자는 자꾸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이젠 거의 다리가 배에 닿을 정도로 몸을 만 채 끙끙거리며 빛을 피하기 시작했다.
한숨도 못 잔 동물들과 달리 밤새 편히 잤으면서도 이랬다. 뉴트는 잠을 얼마나 청하던 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동물을 보살피려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동물을 보살피고 적당히 잠을 청한 다음 배가 고프면 일어나서 동물부터 챙기곤 했다. 그러다 보니 늦게 자는 일이 점점 잦아졌고, 자연스럽게 아침을 침대 안에서 보내게 되었다.
“…….”
그새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간 뉴트는 간신히 머리카락 한 줌만 밖으로 내놓았다. 이불 속에서 꿈틀거리며 최대한 버텨보려 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졸음이 잔뜩 붙은 얼굴로 일어나 앉았다. 누가 보면 한숨도 못 잔 것 같은 표정으로 하품하던 남자는 실눈을 떴다. 그리고 허벅지에 올라앉은 피켓을 보는 순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심심했어?”
“…….”
“왜 이렇게 보채는 거야. 배가 고픈 걸까?”
“…….”
“이상하네.”
“…….”
“난 많이…잔 거 같은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물론 하룻밤 푹 잤다고 풀릴만한 피로는 아니었다. 하지만 피켓은 뉴트가 걱정이 되는지 찰싹 달라붙었다. 그런 녀석의 몸을 간질거리던 뉴트는 이제야 정신이 든 표정이었다. 약한 신음과 함께 침대에서 일어나 냉큼 가방 앞으로 달려갔다. 조심스럽게 묶어둔 끈을 풀고 가방을 열자마자 니플러가 튀어나왔다.
“안돼!”
“…….”
“여기서 도망치면 나 정말 화낼 거야.”
“…….”
끼잉 끼잉. 최대한 불쌍하게 우는 소리가 들리지만 뉴트는 엄한 표정으로 니플러를 잡은 채 놔주지 않았다. 이런 표정의 뉴트는 아무도 이길 수 없으므로 니플러는 순순히 품에 안길 수밖에 없었다. 뉴트는 곧장 가방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번 가방이 열리고, 방은 비었다.
“…….”
죽은 듯 침대 밑에 숨어있던 녀석이 슬금슬금 기어 나왔다. 해가 가득 찬 방 안은 그림자가 별로 없어서 움직임이 여의치 않았다. 물론 밝은 곳을 다닐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쪽이 편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싫었다. 조심스럽게 침대 밑에 숨어있던 녀석은 뉴트가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살금살금 가방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다가갈수록 신비한 울음소리가 섞여서 흘러나왔다.
가방 모퉁이에 찰싹 붙은 채 한동안 가만히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인간 세계보단 저곳이 훨씬 좋을 것 같았다. 적어도 가방 안에 숨어있다면 모두 자신을 손가락질하거나 괴롭히지 않을 것이란 알 수 없는 희망이 생겼다. 검은 것이 가방을 타고 넘으려는 그 순간 아래에서 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펄쩍 뛸 듯 솟아오른 것은 재빠르게 침대 밑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제 몸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는지 손톱만 한 검은 재를 가방 곁에 남기고 말았다.
“아, 세상에. 니플러!”
“…….”
“니플러! 거기 안 서?”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이 사고를 친 모양이었다. 훌쩍 가방을 타고 넘은 동물이 창문을 통해 도망가기 직전 뉴트가 간신히 발을 잡았다. 어떻게든 버티려는 녀석을 단호하게 창틀에서 떼어낸 뉴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창가에 주저앉았다.
“나…아침도 안 먹었어.”
“…….”
“그리고 방금 일어났고.”
“…….”
“니플러…나 어지러워. 응?”
“…….”
흐늘흐늘 주저앉은 뉴트는 그 와중에도 니플러를 꾹 껴안았다.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바깥세상에 반짝이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녀석은 틈만 나면 이러곤 했다. 물론 니플러 만큼 뉴트도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긴 했지만, 지금은 빈속에 달리기까지 했더니 온몸이 뒤집힌 것 같았다. 겨우겨우 니플러를 반짝이는 것이 가득한 둥지로 돌려보냈다. 이제 뭐라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뱃속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 들은 뉴트는 곧 가방을 닫고 조심스럽게 자물쇠를 걸었다.
“아…오늘도 힘들었어.”
한숨이 푹 흘러나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가방을 들려고 손을 뻗은 그 순간 바닥에 떨어진 낯선 것이 눈에 들어왔다. 생경하고, 새까만 것은 머글 세계에 속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면. 그 순간 뉴트는 낯설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스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빤히 지켜보았다. 어디서 봤지. 이건 분명.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햇빛에 약한 것인지, 아니면 습기가 부족한 것인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무언가의 흔적은 확실한데, 그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생명 반응도 없고, 녹아내린 흔적이 남지도 않았다. 그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천천히 공기 중으로 스며들었다.
“…설마.”
뉴트가 올리브색 눈을 깜박거리며. 몇 번이나 반복한 행동 때문에 속눈썹에 길게 걸려있던 해가 가루가 되어 풀풀 날렸다. 그러더니 손을 불안하게 움직이면서 입술 가를 쓸었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슬쩍 물었다. 좀처럼 진정하지 못한 뉴트는 연신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가방을 한 곳으로 치워놓고 방 구석구석을 뒤지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침대였다. 베개며 이불까지 탈탈 털어서 바닥에 내려놓았다. 하지만 오래된 이불에서 올라오는 약한 먼지 외엔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
창문 틈부터 갈라진 벽까지 모두 찾아본 뉴트는 결국 잘 보이지 않는 침대 밑을 보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이미 아침 식사 생각은 저 멀리 달아난 지 오래였다. 이제야 어젯밤 피켓이 소란스러웠는지 이해가 갔다. 알 수 없는 것이 주변에 있으니 당연히 불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알아채지 못했다. 뉴트는 약하게 앓았다. 아무리 피곤해도 이럴 순 없는 노릇이었다.
“…안 보이는데.”
아무리 눈을 가늘게 떠도 깊숙한 어둠에 파묻힌 침대 밑은 잘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뉴트는 조심스럽게 지팡이를 꺼냈다. 그 순간 침대가 덜컥덜컥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안하게 요동치는 침대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
뉴트는 지팡이를 든 채 잠시 망설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지팡이를 꺼내자마자 이런 일이 생겼으니 거두는 것이 맞는데 쉽사리 그럴 수 없었다. 침대 밑에 들어앉은 것의 정체를 알 수 없으니, 자신과 신비한 동물을 지킬 수 있는 것을 내려놓기가 어려웠다.
“…….”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가 들썩거렸다. 다행히 부서지진 않은 것 같지만, 조금만 더 소란을 피운다면 머글에게 들킬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지.’
뉴트는 조심스럽게 지팡이를 집어넣었다. 그리곤 동물을 다룰 때처럼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곤 손바닥을 보여주면서 아무런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했다. 눈을 마주치지 말고, 천천히 침착하게. 동물을 다루는 쪽이 익숙한 뉴트는 차라리 이쪽이 나았다. 언제부터 근처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침대 밑을 차지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은 한참 들썩거리던 것을 멈추고 또 조용히 숨을 죽였다.
“나…아무것도 안 들고 있어요.”
“…….”
“해치지 않아. 응?”
“…….”
“지팡이에 놀랐으면…내가 사과할게. 나도 놀라서 그랬어.”
“…….”
“왜 여기에 왔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
“…말은 못하겠구나.”
뉴트는 민망한지 괜히 웃음을 흘렸다. 조금이라도 진정하면 좋을 텐데, 녀석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끈기 있게 기다려주던 뉴트는 결국 지팡이를 찔러 넣은 코트까지 벗고 말았다. 그리고 저 멀리 던진 채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물론 이런 상황을 누군가 봤으면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크게 잔소리를 했을 것이 분명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가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는 상황에 목숨을 지켜줄 방패를 내버리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뉴트는 그런 것보다 당장 침대 밑에 있는 녀석이 더 급했다. 뉴트에게서 지팡이가 멀어지자 녀석은 눈에 띄게 얌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난 널 해칠만한 힘이 없어. 알 수 있지?”
“…….”
“우리 조금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데…….”
“…….”
“응?”
“…….”
이렇게까지 했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별다를 수가 없었다. 그대로 뉴트가 먼저 이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아니면 도움을 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머글에게 들키지 않고 조심조심 처리하고 싶었는데, 영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사고를 칠 위기였다.
그 순간 침대 밑에서 작고 검은 물체가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 순간 뉴트는 비슷한 상황은 본 기억이 났다. 이건. 이목구비라곤 없는 녀석과 눈이 마주친 기분이 들었다.
“…….”
“…….”
어색한 침묵이 둘 사이에 내려앉았다. 뉴트는 이 상황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싶었지만, 이미 몸이 한계를 넘어선 기분이었다. 결국, 솔직한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내리고 검은 것을 빤히 쳐다보았다.
“…크레덴스?”
“…….”
“맞지?”
“…….”
또 한 번 불안한 듯 웅웅 울기 시작하는 녀석에게 두 손을 뻗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난. 그러니까. 당황하면 말이 꼬이고 혀가 굳었다. 온몸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뉴트를 가만히 보던 녀석이 조금씩 다가왔다. 뉴트는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채 얌전해진 녀석을 바라보았다.
“…맞구나.”
“…….”
“어떻게 날 찾아왔어.”
“…….”
“응? 나한테 말해줄 수 없는 일이야?”
누구보다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꼭 아이를 어르는 것처럼, 갓 태어난 동물을 보듬는 것처럼 뉴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런 뉴트의 태도에 불안하게 떨리던 녀석이 점점 얌전해졌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기서 옵스큐러스가 날뛴다면 정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
“아직 말하기 힘든 모양이네.”
“…….”
“그럼 내가 널 안전한 곳으로 초대해도 될까?”
“…….”
“머글도 마법사도 쉽게 들어갈 수 없는 곳이야.”
“…….”
“내가 널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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