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뉴트/톰늍] MAZE IN THE TRAP 001
+) NOTICE
둘이 멀쩡하게 연애하는게 보고싶어서 시작한 평범한 세계에 대학교 AU 입니다.
플레어는 발병하지 않았고, 다들 알아서 잘 살고 있는 세계.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톰늍 대학교 편까지 연재하고 대학교 졸업 이후 버전을 따로 추가해 회지로 만들 예정입니다.
연재한 분량 자체를 지우진 않습니다.
write. 환월
티스토리 가독성이 쩔게 안좋은데..제가 고치질 못하겠네 아이고 아이고
Ⅰ. prologue
토마스의 세계는 한정적이었다.
물론 겉보기만 그랬다. 문만 열고 들어가면 인간이 전부 볼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지식이 쌓여있는 세계였다. 이 끝없이 좁고 깊은 곳에 토마스가 발을 디딘 것은 아홉 살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총장이 직접 데리고 온 아이라는 소식은 이미 연구소의 모든 시설에 공공연하게 퍼져있었다.
낯선 곳에 처음 들어와 어색해 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린아이라고 하기엔, 머리가 지나치게 좋았다. 연구소에 온 지 삼 일 만에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자료를 읽어내고 끝없이 질문하는 아이를 싫어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몇 년 동안 토마스를 담당하기 위해 에바 페이지가 직접 고른 고명한 학자들은 그런 학업 성취도에 몇 번이나 놀라곤 했다.
아직 실험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어 몰래몰래 연구실을 드나드는 작은 꼬마는 항상 주위를 살피곤 했다. 크게 뜬 눈에 호기심이 어릴 때면 연구원들은 과자 하나라도 더 주며 토마스를 자기 자리로 부르려 했다. 그러면 아이는 눈을 접으면서 웃었다. 또래 친구 하나 없는 이곳에서 토마스는 연구원들이 주는 사랑과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친구보다는 어른이 익숙한 아이는 그런 상황에 그다지 거부감이 없었다.
“토마스 오늘은 뭘 공부할 거지?”
“삼년 전에 올라왔던 논문들이요.”
“하지만 지금은 간식 시간이야.”
오전에만 일이 있었는지 카롤 연구원이 손에 무엇인가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카롤은 다른 사람보다 토마스에게 관심이 많았고, 영악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토마스는 그 애정을 곧장 알아차려 즐길 줄 알았다. 피붙이라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받는 사랑과 관심은 어린아이를 충분히 홀릴만한 것이었다. 예쁘게 깎은 사과가 가득한 접시를 빤히 내려다보던 토마스는 일부러 칭얼거리는 것처럼 말을 했다.
“나도 이렇게 깎아보고 싶은데.”
“과도를 쓰기엔 토마스는 아직 어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긴 해요. 토마스 넌 아직 어려. 좀 더 자라야지. 난 언제쯤 실험에 참가할 수 있죠?”
“글쎄. 총장님에게 여쭤보는 건 어떠니?”
서글서글한 미소로 질문에 답해준 카롤이 접시를 내려놓았다. 빨간 귀를 단 토끼 모양 사과가 토마스의 눈에 들어왔다. 작은 손으로 사과를 든 아이는 곧장 입으로 가져갔다. 와삭 와삭. 조그만 입이 움직일 때마다 달콤한 향기가 퍼지는 듯 했다.
사과를 한입 가득 베어 물어서 작은 동물 마냥 볼이 빵빵한 얼굴과 달리 아이가 보고 있는 것은 빼곡하게 전공 지식이 들어찬 학계 논문들이었다. 몇 년 동안 연구소에서 구르다시피 살던 연구원들도 한 시간 정도 읽으면 지쳐 떨어지는 것을 벌써 세시간 째 정독 중이었다. 작은 손으로 연신 패널을 두드리는 모습은 연구원들 사이에서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상이었다. 토마스가 점차 말이 없어지자 카롤은 어깨를 한 번 으쓱 올려 보이곤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마 저 상태로 두 시간은 더 논문을 읽어야 성이 찰 것 같았다.
✗ ✓ ✗
연구소에 들어오기엔 너무 어린아이가 홀연히 나타난 것은 몇 년 전 일이었다. 몇몇 잡지나 신문에서 작게 실었던 토마스 관련 기사를 알아본 것은 마침 그 신문을 읽고 있던 연구소 총장인 에바 페이지였다. 사실 그녀는 세간에서 천재라고 떠들어대는 아이에게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다. 몇 마디 말을 나눠보면 언론에 잘 포장한 실속 없는 지식뿐이었다. 하지만 신문 한 구석에 작게 실린 토마스에 관한 기사는 그렇지 않았다.
에바 페이지가 토마스를 처음 만났을 때, 무려 두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물론 제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지만, 총장의 호기심을 자극하긴 충분했다. 평범한 가정집에 이 정도 지식을 쌓았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이 커다랗고 순수한 원석을 제대로 다듬어낸다면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궁금했다.
“토마스라고 했지?”
“네.”
“너 혹시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보고 싶지 않니?”
“…….”
토마스의 비범한 머리를 공교육으로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에바 페이지 박사는 아이를 연구소에서 직접 가르치기로 했다. 갑자기 모두와 떨어져 낯선 곳으로 가자는 제안에 토마스는 눈에 띄게 불안해했다. 아직 어려서 어른들의 손이 많이 필요했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기엔 너무 먼 곳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에바 페이지의 손을 잡은 토마스는 불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도 울지 않았다.
일단 헤어져 돌아오는 길에 총장은 뭐가 그리 기쁜지 내내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곧, 모든 연구소 직원들이 모인 전체 회의가 열렸다. 대다수의 사람은 에바 페이지의 말에 호기심을 가지면서도, 재차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어른들이 들어와도 버티기 힘들다는 이곳에 열 살도 안 된 아이를 데리고 온다는 것은 아동 학대에 가깝다는 의견이 대부분 이었다.
“이렇게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아이를 제대로 교육하는 것은 이 연구소의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보통의 교육은 저 아이를 죽이는 독과 같다고 봅니다.”
“…….”
“토마스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한 아이입니다. 아마 저보다도 천재적일지도 모르죠. 지금 토마스에게 필요한 건 공교육이 주는 졸업장이 아닌 무한한 지식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총장인 제가 책임집니다.”
“…….”
“총장의 생각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의견은 따로 있죠. 그럼 그 아이의 생각은 어떤가요?”
“지금부터 설득해볼 생각입니다.”
“혹시 아이가 거부한다면 그만두실 수 있으십니까?”
“물론이죠. 하지만 그 아이의 천재성이라면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겁니다. 지금 토마스는 지식에 굶주려 있어요. 충분히 더 똑똑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
에바 페이지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엔 더할 나위 없이 확고한 여성이었다. 바쁜 일정을 쪼개 토마스의 집을 방문하고 끊임없이 설득했다. 에바 페이지가 평범해 보이는 가정집에 들락거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 주변엔 언제나 파파라치들이 들끓었다.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작은 아이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어마어마했다.
그쯤부터 토마스는 바깥출입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놀자고 불러도 가볍게 고개를 젓기만 했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자신에게 향하는 카메라 플래시가 너무 무섭다는 이유였다. 한동안 자신의 방에서 장난감이나 뒤적이고 있는 아들이 영 걱정이던 엄마가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었다.
“토마스 너 정말 괜찮겠니?”
“응? 왜?”
“엄마는 이렇게 어린 아들을 그런 곳에 보내는 게 마음이 놓이지 않는구나.”
“하지만 모두 잘해주신다고 했어. 그리고…….”
“그리고?”
“엄마는 아빠 때문에 바쁘잖아. 난 괜찮아.”
“토마스.”
“저기서 열심히 연구하고 그러면 아빠 병도 고칠 수 있을지도 몰라. 근데 혼자 있는 건 역시 싫으니까 나중에 꼭 보러 와야 해?”
“물론이지. 내 아들.”
한껏 어른스럽게 말하는 아들을 보던 엄마가 왈칵 눈물을 쏟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물을 보일 수도 없는 일이었다. 품 안 가득 아들을 안고 있던 여성의 등을 작은 손이 연신 토닥거렸다. 그러다 작게 하품을 했다. 아들을 안고 일어선 엄마가 오랫동안 방안을 왔다 갔다 하며 아이를 재웠다. 등을 토닥여주는 손길에 스르르 잠든 토마스를 데리고 자신의 침실로 갔다. 토마스는 오랜만에 엄마와 한침대에서 잤다.
결국, 토마스는 입학하기로 정해져 있던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물론 중간에 꽤 많은 잡음이 있었다. 그 에바 페이지가 토마스의 손을 잡고 직접 교장실을 방문했을 때 주위가 꽤 시끄러웠다. 새로 맞춘 교복이 쓸모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린 아이는 한동안 풀이 죽어있었다. 벌써 동네에서 친구도 몇 명 사귀고 같이 학교에 가자며 손가락 걸고 약속까지 했는데, 지킬 수 없었다.
전례 없는 에바 페이지의 행동에 많은 기자들이 움직였다. 몇 번이나 눈앞에서 터지는 플래시에 눈을 찡그리던 토마스는 슬쩍 뒤로 숨기도 했다. 두뇌는 조숙했지만, 아이는 아이였다. 작은 손을 부드럽게 쥔 에바 페이지가 토마스와 함께 차로 걸어갔다. 그 짧은 거리를 걷는 동안 에바 페이지는 열다섯 번의 질문을 들었고, 토마스는 스무 번이 넘는 질문과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기자들을 따돌리고 겨우 차에 올라탄 에바 페이지가 옆에 앉아 다리만 까닥거리는 토마스를 바라보았다.
“토마스. 왜 그러니.”
“전 이제 학교에 다니지 않나요?”
“네게 필요한 건 당장 네 머릿속 호기심을 만족하게 할 지식이지, 학교가 아니란다.”
“…….”
“토마스. 난 네가 자랑스럽구나. 우리 연구소에 너 같은 천재가 들어왔다는 건 축복이야.”
“거기 가봤자 친구도 없을 텐데.”
“친구는 없겠지만, 널 위한 모든 것이 마련되어 있단다.”
웅얼웅얼 볼멘소리를 하던 아이는 곧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떼를 쓴다 해도 변할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차 안에서 토마스는 내내 창밖만 바라보았다. 눈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것처럼 유리창에 바짝 붙어 있던 아이는 몇 번 졸린 듯 눈을 깜박였다. 손등으로 눈을 슥슥 비비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사실 토마스는 자신이 얼마나 멀리 가고 있는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막연하게 친구들과 쉽게 만날 수 없는 정도의 거리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잠깐 꾼 꿈속에서 내내 끝없이 이어진 길을 걸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저 멀리 흐릿한 불빛만 보며 걷던 아이는 도착했다는 소리와 함께 부스스 일어나서 작게 하품을 했다. 그런 토마스를 보는 에바 페이지의 얼굴은 전에 없이 자애로워 보였다.
“여기가 연구소인가요?”
“그래 토마스. 위키드 연구소에 온 것을 환영한다.”
✗ ✓ ✗
세계에서 주목하는 뇌 전문 연구소인 위키드는 많은 연구원 지망생들의 꿈과 같은 곳이었다.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맘대로 들어갈 수도 없는 곳이었다. 게다가 이미 베테랑 연구원들이 잔뜩 포진해 있어 한 해에 뽑는 연구원의 숫자도 많지 않았다. 그런 엄청난 곳에 열 살도 안 된 아이가 총장이 직접 스카우트를 해서 들어왔다는 소식이 들리자 한동안 연구소가 술렁거렸다.
제대로 경험을 쌓지 않아 몇 년간은 총장이 직접 붙여준 선생들과 공부를 했다.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정제되지 않은 지식만으로 곧바로 실험에 참여할 수 없었다. 섬세하고 정밀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만큼 배워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았다. 토마스는 그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런 토마스의 뇌는 일정 기간이 지날 때마다 보고서로 작성해 따로 보관되었다. 이 정도로 어린 나이에 천재성을 확인받은 아이는 많지 않았다. 지나가는 시간이 아까울 만큼 토마스는 하루가 다르게 커갔다.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에 적절한 교육을 지원해준다면 뇌의 몇 퍼센트나 사용할 수 있을까. 실시간으로 보고되는 이 길고 긴 실험에 가장 관심을 보이는 것은 역시 에바 페이지였다.
“토마스는 정말 훌륭한 자료이자 연구원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아직 입니다. 토마스는 더 발전할 수 있어요. 뇌 사용량이 어마어마해요. 전산처리 속도가 매우 빠르단 소리와도 같죠.”
“그렇다면…….”
“여기서 더 처리 속도가 높아졌을 때가 상상이 가십니까? 전 정말 토마스를 만난 것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전공 지식으로 한번 트이기 시작한 머리는 스펀지처럼 지식을 쭉쭉 흡수하기 시작했다. 습득하고 생각한 뒤 응용을 한다. 들으면 그리 어려운 단계가 아니었지만, 그대로 해내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그리고 토마스가 천재성을 나타내는 만큼 세간의 관심이 점점 더 커졌다. 연구소에서는 몇 번이나 부탁을 거절했지만, 바깥에 보여줄 만한 쇼가 필요하기도 했다. 토마스는 때때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연구소를 잠시 벗어나곤 했다. 에바 페이지는 그런 것이 탐탁지 않았지만, 대중들에게 보여줄 만한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엔 동의했다. 대신 모든 일이 끝나면 최대한 빨리 연구소로 돌아오라는 말을 덧붙이곤 곧, 눈앞에 잔뜩 펼쳐진 반투명한 패널을 바라봤다.
“토마스. 이제 가야지?”
“오늘은 얼마나 오래 걸리죠?”
“사진만 잘 찍고 대답만 잘하면 금방 돌아올 수 있을 거야.”
“이런 거 귀찮고 불편해요.”
“나도 알아. 토마스. 자, 차가 기다리고 있네. 이제 가야지?”
입으로는 툴툴거리긴 해도 토마스는 기본적으로 착하고 순종적인 아이였다. 조금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는 자신이 떼를 써도 바뀔 수 없는 일은 최대한 빨리 끝내는 편이 좋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 단정한 옷을 입고 항상 어른들의 손을 잡고 있던 아이의 사진은 잡지와 뉴스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 ✓ ✗
“흐응.”
“뉴트. 뭘 보고 있지?”
“천재 꼬마 과학자 이야기요.”
“아, 나도 봤지. 대단한 아이던데.”
“저렇게 동물원 동물처럼 연구소에 갇혀 사는 게 뭐가 좋다고. 나 같으면 답답해서 진작 그대로 미쳐버렸을 텐데. 안 그래요?”
“뉴트 예쁜 말 쓰라고 했지.”
“하지만 저런 걸 미쳤다는 표현 말고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쟨 학교도 안 가고 모든 걸 연구소 내에서 해결한다면서요. 혼자서 뭐라도 해본 적이나 있을까.”
세상에서 제일 할 일 없는 일이 정치인과 유명인을 걱정하는 거라며 뉴트의 엄마가 혀를 찼다. 소파에 누워 뒹굴 거리던 뉴트는 그런 말을 한 귀로 듣고 흘리면서 커다란 쿠션을 좀 더 껴안았다.
물론 엄마의 말도 맞았지만, 아무리 봐도 자기 또래라고 생각되지 않는 그 표정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았다.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는 표정에서 스트레스가 뚝뚝 묻어났다. 뉴트만 그렇게 느낀 걸지도 몰랐다. TV 화면 속 토마스는 영업용 미소를 띠며 대답을 하고 있지만, 뉴트는 어쩐지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면 속에서나 볼만한 사람이고 아무 관계도 없었는데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다. 소파에서 몇 번이나 몸을 뒤척거리던 뉴트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농구나 하러 갈까?”
“밥 먹기 전엔 들어와라.”
“안 들어오면 민호랑 같이 뭐 먹으러 간 줄 아세요.”
“뉴트!”
“다녀오겠습니다!”
뒷덜미를 잡히기 전에 소파에서 뛰어내려 한달음에 현관으로 달려갔다. 신발장 근처에서 굴러다니는 흙먼지 가득한 농구공을 들고 냅다 밖으로 나간 뉴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웃에 사는 민호네 집 대문을 쾅쾅 두드렸다.
온종일 잔뜩 구르고 달리는 동안 사소한 사건은 곧 뉴트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자신과 완전 다른 차원에서 사는 그런 녀석보다는 눈앞의 친구가 훨씬 중요했고 재밌었다.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깔깔 웃었다. 해가 지고 나서야 서로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그 날 이후로 뉴트는 토마스라는 아이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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