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뉴트/그레이브스뉴트+크레덴스] Home Schooling 012
+) NOTICE
그레뉴트 기반으로 크레덴스 줍는 이야기
그레이브스 한참 안나옴 주의.
둘이 일면식도 없어보이지만 영화 이후 이야기로 천천히 진행합니다.
영화기반이기때문에 약스포..? 있습니다.
뉴트가 크레덴스를 많이 아껴줍니다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write. 환월
좋아요. 뉴트.”
“…….”
“슬슬 이번 일에 관한 진실을 말해줘야 할 것 같지 않아요?”
“…….”
“물론 식사가 끝나면 말이죠.”
“그…….”
퀴니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음식은 늘 맛이 좋았다. 음식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지식이 필요했다. 그리고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마법이라 뉴트는 잘 사용하지 않는 종류였다. 어차피 배만 채우면 되는 일인데, 굳이 마법을 써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하곤 했다. 노마지, 혹은 머글이라 부르는 사람들의 가게만 들어가도 편히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뉴트는 다른 사람보다 머글 문명에 익숙했다.
“뉴트?”
“…….”
“놀리지 마록. 당신을 지금 심문할 생각은 아니에요.”
“맞아요, 언니 마음을 읽어봐도 같은 생각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퀴니.”
“언니가 너무 무섭게 구니까 그러지.”
“…….”
“그래도 다시 만나서 기뻐요. 뉴트.”
두 자매의 눈빛에 어쩐지 먹던 것이 체할 것 같았다. 뉴트는 입안에서 씹고 있던 음식을 꿀꺽 넘긴다. 그리고 더듬거리는 손으로 물 컵을 들었다. 몇 번이나 물을 마시고 나서야 포크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저번처럼 피하진 않았다.
“저도…만나서 기쁘네요.”
“정말인가요?”
“물론이죠.”
“이렇게 급하게 부르려 하진 않았는데, 일이 좀 급해져서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왔으니까요.”
“그래서 말인데.”
“…….”
“이제 이야기해줄 수 있어요?”
“…….”
뉴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시선을 돌려버린다. 영국에서 온 동물학자는 자신이 불리한 상황이 되면 늘 이렇게 행동하곤 했다. 입은 웃고 있지만, 그것은 자리를 벗어나기 위한 도구일 뿐이었다. 늘 사람과 마주치지 못하는 눈은 동그랗게 그늘이 진 채 부지런히 굴러다니기만 했다. 그런 것을 모를 티나가 아니었다.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다. 기를 쓰고 도망가려고 했던 사람이 아니었는가.
“하지만 이미 초청받고 온 사람인걸요.”
“…….”
“저번처럼 도망가려 하거나, 신비한 동물을 뉴욕에 풀어놓은 생각은 그만두는 게 좋아요.”
“이번엔 단단히 묶어왔어요. 티나도 봤잖아요.”
“그랬던가.”
“티나.”
“이번은 농담이에요”
“…….”
빳빳하게 굳어있던 몸이 약간 수그러진다. 몇 번이나 같은 농담을 던져도 뉴트는 늘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했다. 그런 뉴트를 알아주는 것도 티나였지만, 은근히 놀리는 것도 맞았다. 이젠 점점 긴장이 풀어졌는지 슬슬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다.
“그게…그러니까 말이죠.”
“가방 안엔 여전히 동물이 가득한가요?”
“네…그것도 그러고…….”
“…….”
“동물은 그렇죠.”
“동물은?”
“…….”
“뉴트 당신의 가방 안부를 묻기 전에 내가 꼭 먼저 알고 싶은 일이 있는데요.”
“네. 네. 티나.”
“…….”
“어서 말해 봐요.”
다 알면서 말끝을 흐린다. 티나가 물어보지 않으면 절대 입을 열지 않을 기세였다. 그런 뉴트의 고집을 알기 때문에 좀 더 집요한 질문이 필요했다. 퀴니는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영국 억양이 어려워서 마음을 잘 읽지 못한다고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뉴트의 당황스러운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평소라면 마음을 읽지 말라며 당황했을 두 사람은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국장님 사무실로 들어간 거죠?”
“…….”
“뉴트. 당신은 마쿠자에게 공식적으로 초청된 사람이고, 난 그 담당자예요.”
“…….”
“난 확실하게 이번 일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하고, 그걸 보고해야 하죠. 그게 내 일이니까.”
“…….”
“그리고 굳이 하나 더 말하자면 뉴트가 뭔가 다른 일을 저지르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요.”
“내가요?”
“네.”
“…….”
“일단 국장님 방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부터 들어볼까요?”
퀴니는 어느새 부엌에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앞에 커피잔을 놔준다. 그리곤 자신의 잔을 든 채 옆자리에 앉은 채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뉴트는 뭔가 말을 할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입을 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성격을 잘 아는지라 끈기 있게 기다릴 뿐이었다.
“그러니까…….”
“…….”
“말로 하면 좀 긴데, 원래는 배를 타고 오려고 했어요.”
“…그렇겠죠? 뉴트는 늘 그렇게 이동했으니까.”
“그런데…일이 좀 틀어졌어요.”
“네.”
“티나가 편지를 보내기 전 하던 일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거든요. 그러다 보니 배를 타고 움직이기엔 시간적 여유가 빠듯하기도 하고…….”
“그래서?”
“생각해보니 예전에 받은 포트키가 있더라고요.”
“아…포트키.”
“…….”
“포트키?”
티나는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조금만 더 당황했으면 그대로 커피잔을 떨어드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저히 커피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긴장하고 있던 순간 뉴트에게 들은 대답은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었다. 어떤 말을 들어도 놀라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왜 그렇게 놀라요. 티나.”
“무슨 포트키 말이죠?”
“음.”
“그러니까 내 말은 말이죠.”
“네.”
“포트키로 마쿠자 안으로 이동했다는 거잖아요. 도대체 누가…….”
“그…….”
“설마.”
“네. 뭐. 그렇게 됐죠.”
“세상에.”
“…….”
뉴트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괜히 헛기침한다. 오히려 그런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말문을 열기 어려워졌다. 머릿속으로 얼마나 많은 생각이 지나갔는지 알 수 없었다. 뉴트의 목은 금방이라도 접혀서 없어질 것 같았다. 짙은 올리브색 눈은 누가봐도 당황스럽다는 걸 알아챌 수 있을 만큼 데굴데굴 굴러간다. 그러다 저 멀리 쿡 박힌 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티나는 소리 없이 자꾸 찻잔만 만지작거렸다.
“그…더 이야기해야 하나요?”
“…….”
“정확히는…….”
“아뇨. 괜찮아요.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으니까요.”
“네…네.”
“그것보다 확인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정말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
“안…될 거 같은데.”
“…….”
“우리 또 사고 치면 안 되잖아요,”
“그건 그래.”
“퀴니.”
“하지만 맞는 말인걸. 나도 좀 더 듣고 싶고…….”
“…….”
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잠시 조용해진 방 안에선 찻잔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가득했다. 퀴니가 자연스럽게 커피를 내밀어 잔을 채워준다. 그리고 또 한참 말이 없다. 티나도 그렇지만 뉴트도 딱히 말주변이 좋은 축이 아니었다. 그런 둘을 앉혀놓고 서로 사정 설명을 하자고 하니 영 답답하기만 했다.
“그…제가 국장님을 좀 알거든요.”
“네. 네.”
티나는 최대한 놀라지 않으려 노력했다. 눈앞에서 날아오르는 천둥새도 보았고, 마쿠자 안에 갑자기 나타난 영국인 마법사도 봤다. 그 이상 놀랄만한 일이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트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들을 때마다 몸을 펄쩍 뛰어오르는 것 같았다.
“형이랑…좀 아는 사이기도 하고. 저도 알고. 집안끼리도 좀 알고.”
“…….”
“그냥 그런 사이에요.”
“네…정말 놀랍고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예전에 받은 포트키가 있어서 한번 해본 건데…어떻게 잘 도착했네요. 다행히도.”
“다행…이긴 하죠. 그런데…….”
“국장님과 만나면 이야기해주실 텐데.”
“그것도 좀 어렵겠네요.”
“네?”
“의식을 찾으시긴 했는데, 아직 정신이 없으신 모양이에요.”
“…….”
뉴트는 눈만 깜박거린다. 말문이 막히면 꼭 이러곤 하는데, 금방이라도 마법을 사용해 사라지고 싶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티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궁금한 것이 생겨 참을 수 없었다. 고르고 골라낸 질문을 하지만, 뉴트는 한 번에 시원한 답변을 해주진 않았다.
“아…그리고 티나.”
“왜 그러죠?”
“그…제가 미처 말을 못하고 온 것이 있는데…….”
“…….”
“위험하진 않고요. 아니 위험했지만…지금은 아니에요.”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시간이…좀 걸릴 뿐이니까요. 그런데 아직 말을 못해서…….”
“도대체 뭘 들고 온 거죠?”
“…….”
“뉴트…난 당신이 그렇게 말을 흐릴 때마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아요.”
“…….”
“내가 마쿠자에 가서 당황하지 않게 미리 말해줄래요?”
“당연히…그래야죠.”
“일단 이것부터 듣고 다른 걸 물어봐야겠네요.”
“아무래도 그렇죠?”
“그럼요.”
잠시 말을 고른다. 퀴니는 이제 아예 자리를 잡았다. 사실 중간중간 나온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인 사실이 많았다. 아마 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티나와 퀴니가 아닌 평범한 마쿠자의 오러라면 말이다. 당장 뉴트를 끌고 돌아갔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뉴트가 머물 곳은 숙소가 아닌 감옥이었을 것이 뻔했다. 포트키. 마쿠자로 직접이동. 게다가 그레이브스와도 안면이 있는 데다가 뭔가 아직도 말을 못 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계속 재촉할 수는 없었다.
“어떻게 말해야 하지.”
“……”
“티나나 퀴니를 못 믿는 건 절대 아니에요. 그러니까…….”
“여전하네요.”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늘 이렇죠.”
“도대체 얼마나 큰일 이길래.”
“…….”
“저번 옵스큐러스 만큼 큰일 인가요?”
“네?”
뉴트가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섰다. 와장창 소리를 내며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 어정쩡하게 서 있는 뉴트를 바라보는 둘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아차 싶은지 주위를 둘러보다가 의자를 바로 세운다. 그리고 구부정하게 의자 끝에 걸터앉은 채 부스스한 머리만 잡아 뜯었다. 두 자매는 이 상황만으로 뉴트가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쉽게 물어볼 수 없었다.
“그게…맞는데.”
“…….”
“하지만 지금은 전혀 위험하지 않아요. 단지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해서…….”
“뉴트…옵스큐러스를 다시 가져왔어요?”
“…….”
“정말?”
“그…정확히 말하자면 둘이거든요.”
“…….”
“떼어낸 옵스큐러스와 숙주요.”
“…….”
“옵스큐러스는 단단히 봉인해뒀어요. 스스로 가방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걸요.”
“숙주라면…혹시 옵스큐러스를 분리 한 건가요?”
“…….”
“뉴트.”
“그런 셈이죠. 그런데 분리하고 나서 시간이 많이 필요해서요. 그래서 배로 이동하려 했는데, 시간이 좀 어긋나는 바람에 잠시 재워두고 포트키를 사용했던 거니까요.”
“그런데…도대체 누구를.”
“…….”
“뉴트?”
“저…티나도 잘 아는 사람인데.”
“설마.”
“…….”
“설마. 뉴트.”
“…….”
“세상에…….”
“이걸 알려야 하는 건 맞는데…좀 많이 불안해하거든요.”
“…….”
“나한테도 마음을 열어준 지 얼마 되지 않았고…아마 티나한테도 예민할 수 있어요.”
“…….”
“일단 중요한 건 날 부른 이유니까.”
“…….”
들어보면 말이 안 되는 소리긴 했다. 지금 옵스큐러스와 분리된 숙주가 가방 안에 있다는 것도 놀라울 일인데, 그걸 아무 말 하지 않고 들고 왔다는 소리도 덧붙인다. 영국인 마법사는 늘 이렇게 논란과 함께 나타나곤 했다. 티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마쿠자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보고해야 하는 것은 맞았다. 하지만 간신히 목숨을 건진 녀석을 다시 한번 저곳에 밀어 넣을 순 없었다. 뉴트를 찾아간 것도 마쿠자에 대한 공포심이 작용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티나…제발.”
“정말 당신은 날 곤란하게 만드는데 선수네요.”
“…….”
“내가 이 말을 듣고 그대로 마쿠자에 보고할 수도 있다는 건 알고 있죠?”
“네. 하지만 그러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어요.”
“뉴트…….”
“…….”
“정말 너무해요.”
티나는 이럴 때마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뉴트 스캐맨더라는 마법사는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뉴트가 끝까지 숨기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이후로 얼마나 큰일이 터질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나중엔 꼭 상황 설명 해야 해요.”
“그럴게요.”
“못 믿겠다고 하면 들어줄래요?”
“당연하죠.”
“그래도…무사했구나.”
“네.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반쯤 포기한 말투지만, 일단 큰 고비는 넘긴 것 같았다. 물론 따지자면 그저 뉴트의 생각이지만 말이다. 티나는 고민이 좀 더 깊어졌고, 퀴니는 그저 웃기만 했다.
“내일은 국장님께 가봐야 하겠죠?”
“그전에 마쿠자부터 들려야 할걸요.”
“아…….”
“마쿠자로 들어오게 된 이야기를 분명히 마무리 지어야 할 테니까요.”
“…….”
금방 풀이 죽은 뉴트는 괜히 손가락만 만지작거린다. 밤이 늦어서 다른 곳에 가긴 틀린 듯했다. 처음 뉴욕에 왔을 때 티나가 안내해준 방에 얌전히 누웠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땐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 그리고 코코아를 마시라는 말도 무시하고 죽은 척 이불을 덮고 있었다.
“이번엔 어디 안 갈 거죠?”
“물론이에요.”
“그러면 나 정말 큰일 나요.”
“뉴트…코코아 마실래요?”
“아뇨. 괜찮아요. 퀴니.”
“여전하네요.”
“…….”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생각보다 좀 긴 하루였지만, 나쁘진 않았다. 조용해진 방엔 뉴트만 있었다. 가방은 이곳에서 열지 않기로 했기에, 차마 그 약속을 어기진 못했다. 당장 동물의 안부를 묻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 순간 졸음이 밀려왔다. 어쩐지 긴 밤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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