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뉴트/민늍] 신부이야기 004
+) NOTICE
신부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중앙아시아+무언가 동양 판타지 aU입니다
민호는 도적단 두목 / 뉴트는 팔려가던 중
기본적인 의상에 대한 묘사는 촐님(@go00chol)의 그림을 보고 연성했습니다
촐님(@go00chol), 로케님(@goroke11)과 같이 풀던 썰을 기반으로 합니다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write. 환월
궁금함이나 문의는 댓글 방명록 트위터 등 편한 곳으로 부탁드립니다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부이야기 003
보통은 한군데 모여서 밥을 먹곤 했다. 민호도 예외는 아니었다. 큰 접시에 음식을 잔뜩 쌓아두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서 먹는 것에 익숙한 무리는 일찌감치 흥분하고 있었다.
“고기가 나온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어떻게 된 거야?”
“일단 주는 대로 먹어. 먹다가 뺏길라.”
“잔치 날이야?”
수북하게 담긴 고기를 바라보던 녀석들이 하나 둘 고기를 접시에 덜기 시작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작은 칼을 들더니 먹고 싶은 만큼 이것저것 슥슥 썰어서 접시를 채우고 있었다. 양고기에, 소시지까지 이것저것 가져가는 손이 점점 빨라졌다.
“두목, 뭐해?”
“…응?”
“안 먹어?”
“아니, 먹는다. 먼저들 먹어.”
“오늘 두목이 이상하네.”
“…….”
문득 공중에 멈춰있는 손이 보였다. 손가락에서 팔목을 따라 시선이 쭉 올라갔다. 얼굴을 확인하니 민호였다. 보통 때면 같이 어울려서 식사했을 텐데, 오늘은 유난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프라이는 그런 민호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민호가 구워달라고 했는데, 이미 반절도 넘게 없어진 양고기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았다. 모른 척 민호 옆에 자리를 잡은 프라이가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민호.”
“…왜?”
“고기 구워달라며, 그 녀석 때문인 거 아냐?”
“…….”
“신경 쓰려 했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 한창 배고플 시간일 텐데 언제까지 저렇게 가둬둘 거야.”
“뭐라는 거야.”
“등 한번 떠밀어 주는 거지.”
“…….”
“친구 좋다는 게 뭐냐.”
“그런 거 아니야.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어,”
아무것도 아닌 척 빵을 찢어 입에 넣던 민호는 애써 시선을 천막으로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씹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을 보아하니 여전히 온통 신경은 그쪽에 가있었다.
어휴. 프라이는 한숨을 쉬며 큰 접시에 이것저것 담기 시작했다. 접시 한쪽에 잘 익은 양고기를 담고, 그 옆에 몇 가지 고기와 내장으로 만든 순대도 조금 얹었다. 넓적하게 구운 빵을 크게 잘라서 척척 쌓은 다음 과일과 치즈까지 옆에 와르르 쏟았다. 프라이는 자신의 작품을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프라이가 열심히 움직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민호는 아까 들고 있던 빵을 내내 든 채 공중에 시선이 멈춰 있었다.
“가봐.”
“…뭐가.”
“어차피 지금 밥이 넘어가지도 않잖아.”
“…….”
“하루 정도 따로 밥 먹으면 뭐 어때. 다들 적당히 먹으면 알아서 할 일 하러 갈 테니까.”
“…….”
“자. 2인분 담았다.”
“…….”
“어서 가보라니까.”
“…….”
음식이 수북하게 담긴 쟁반을 넘겨준 프라이가 자꾸 민호의 등을 떠밀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민호는 약간 민망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당장 고기파티에 신난 녀석들은 딱히 그런 대장을 신경 쓰지 않았다. 으음. 항상 같이 먹던 시간에 빠지려고 하니 뭔가 찝찝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프라이가 이겼다.
“…그럼 애들 좀 부탁해.”
“네가 걱정 안 해도 알아서 먹고 놀고 있을 거야. 이번 주엔 딱히 할 일이 없잖아?”
“…….”
결국, 민호는 음식을 들고 조용히 무리를 빠져나왔다. 민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프라이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다시 음식에 집중했다. 긴 그림자가 민호를 쫓아갔다.
“으음.”
민호는 천막으로 걸어가면서도 내내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지금까지 도적질하며 사는 동안 이렇게 따로 챙겨야 했던 적이 없었으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뉴트를 굳이 천막에 가둬둔 사람이 자신이니 뭐라고 불평할 수도 없었다. 민망함에 자꾸 헛기침이 나왔다. 손에 들고 있는 쟁반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영원히 도착하지 않을 것 같던 천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긴 그렇게 넓은 부지에 집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흠. 흠. 걸음이 자꾸 느려졌다. 몇 번이나 멈춰선 민호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돌아갈 순 없었다.
“…어쩐다.”
물론 고민한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자기가 민망하다 해서 아무 잘못이 없는 뉴트를 굶길 순 없었다. 하지만. 그러니까. 아. 이 민망함을 어떻게 해야 할지. 또 귀가 따끈따끈해졌다. 민호는 거의 죽어가는 표정으로 뉴트를 가둬둔 천막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그 시각, 뉴트는 슬슬 허기를 느끼는 자신의 몸을 탓하고 있었다. 민망할 정도로 몸은 정직했다. 뭐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남으려고 하는지, 착실하게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끙.”
잔뜩 찌푸린 얼굴로 좀 더 웅크려 앉은 뉴트는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을 내내 바라보기만 했다. 안쪽에선 열 수 없으니, 밖에서 들어올 수밖에 없는데 영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가 살짝 들리는 것을 보면 분명 저녁 시간이 된 것 같은데, 이대로 굶겨 죽이려는 건지. 아니면 반항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내버려두려는 건지. 시간이 지날수록 최악의 상상만 골라 하는 뉴트는 점점 더 심각해졌다.
“뭐…죽기밖에 더 하겠어.”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이렇게 끌려온 이상 평범한 삶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웠다.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굶는 것도 익숙해지면 배가 고프지 않다고 했던가. 누워있고 싶지만, 그렇게 무방비한 상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조금씩 자세를 바꿔가며 부득불 앉아있는 뉴트의 귀에 반가운 소리가 들렸다.
“…….”
절대 열릴 것 같지 않던 천막 문이 덜컹거렸다. 밖에서 들리던 인기척이 순간 뚝 끊겼다. 그러더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뉴트는 잔뜩 긴장한 채 문을 노려보았다.
물론 민호가 들어온다면 그나마 나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이 곳에서 자신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호감을 보이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대장인 민호 밑에 있는 녀석들은 달랐다. 안 그래도 눈도장 찍지 말라며 민호가 당부했던 것이 휙 스쳐 지나갔다.
“아,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괜한 짜증이 왈칵 올라왔다. 어차피 갈 곳도 없는 몸인 데다, 몸 하나 지킬 수 있는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금 밖에서 문을 열고 있는 사람이 만호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뉴트의 어깨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
뭘 그렇게 열심히 묶어 놨는지 좀처럼 열리지 않는 문은 불안함을 더욱 자극했다. 뉴트가 조금씩 뒤로 물러서다 못해 천막에 등이 닿을 무렵이 되어서야 문이 열렸다.
“…왜 그러고 있어?”
“…….”
“안 잡아먹어.”
“…….”
커다란 접시를 든 민호가 잔뜩 웅크리고 앉은 뉴트를 바라보며 이상하단 표정을 지었다. 뉴트는 그런 얼굴을 봐도 좀처럼 긴장이 풀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잘해준다 해도 순간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여전히 다가오지 않는 뉴트를 설득하길 포기한 민호는 직접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사람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고양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뒤로 물러나려는 뉴트는 애써 날카로운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겁먹은 표정을 내보였다간 그대로 잡아먹힐 것 같았다. 하지만 민호는 그런 뉴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천막 가운데 깔린 덮개 위에 접시를 툭 내려놓았다.
“저녁 먹을 시간이라…….”
“…….”
“안 먹을 거야?”
“…….”
“여기선 제시간에 찾아 먹지 않으면, 그 이후에 제대로 된 음식이 남아나지 않아. 듣고 있어?”
“…….”
“먹지 않으면 지쳐서 죽는다고.”
“…….”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조개처럼 입을 다문 뉴트를 보고 있자니 또 머리가 아팠다. 접시를 조금 밀어주고 자신도 털썩 주저앉았다. 약간 놀란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까만 시선이 자기도 모르게 흔들렸다. 민호는 마른 입맛만 다시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쩔 수 없어.”
“…뭐가.”
“나도 밥 못 얻어먹고 너 먹이면서 같이 먹으라고 쫓겨났거든.”
“뭐? 대장이라며? 누가 널 쫓아내.”
웃기는 소리 한다는 표정이 민호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하나도 믿고 있지 않은 눈치였다. 물론 당연한 일이었지만, 구구절절 설명해야 하는 쪽은 답답하기만 했다.
“원래 이런 곳에선 밥 주는 사람이 제일 강한 거야.”
“…….”
“그러니까 잔말 말고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
“왜? 잘 먹인 다음 데려다 팔려고?”
“…….”
“까칠하게 마르면 사주는 사람이 없을 거 같아서?”
“그런 거 아니야!”
“…….”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르는 민호의 기세에 깜짝 놀란 뉴트가 입을 다물었다. 민호는 잔뜩 표정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도대체 저 녀석은 무슨 상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적어도 여기선 사람을 굶기는 짓은 안 해.”
“…….”
“제발 의심하지 말고 좀 먹어.”
“…….”
뉴트는 그제야 약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도적 무리라고 해서 괜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눈을 깜박이던 뉴트가 주춤주춤 접시 앞으로 다가왔다. 물론 계속 버티려 했지만, 일단 음식을 보고 나자 두 배로 배가 고파졌다. 약간 식긴 했지만, 아직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고기를 보고 있으니 입에 침이 고였다.
“먹어.”
“…….”
“왜 또.”
“나…칼이.”
“…….”
민호가 발로 차서 없애버린 칼이 생각났다. 휴대용 칼이 없으니 제대로 고기를 썰어서 가져올 수 없었다. 뉴트는 손으로 애꿎은 빵만 뜯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깨작깨작 뭔가 먹기 시작하는 뉴트를 보던 민호도 그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
치즈도, 고기도 뭐 하나 제대로 자르지 못하는 것을 보다 못한 민호가 자신의 칼을 꺼냈다. 이것저것 먹기 편한 크기로 썰어서 접시에 나눠 담았다. 그리고 한 말마디 없이 쑥 뉴트의 가슴 쪽으로 내밀었다.
“…왜?”
“칼이 없으니까 이거라도 먹으라고.”
“…….”
“빵만 먹어서 뭐할 거야.”
“…….”
작은 접시에 이것저것 담긴 음식을 바라보던 뉴트는 잠자코 그것을 받아들었다. 민호는 자기가 부탁해서 음식을 준비했다는 소리 한마디 하지 않은 채 다시 고개를 푹 숙이고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뉴트는 아직도 경계를 풀지 않은 얼굴로 음식을 집어 들었다.
한마디 말도 주고받지 않는 어색한 식사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 뉴트가 접시를 비워 가면 말없이 그릇을 거둬 갔다. 그리고 다시 새 음식을 담아 건네주던 민호는 계속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러다 보니 미묘하게 변하는 뉴트의 표정을 도무지 알아차릴 방법이 없었다. 배부른데. 배가. 몇 번이나 그런 마음을 알아차려 주길 기대했지만, 민호는 도통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더 먹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뉴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배불러.”
“…응?”
“배부르다고. 얼마나 먹일 셈이야.”
“아니…그게.”
민호는 또 말을 더듬었다. 하지만 음식을 건네주는 손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뉴트는 살짝 눈을 찌푸렸다.
“많이 먹었어.”
“…….”
“고마워.”
흘러가듯 한 한마디에 민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깜짝 놀라 허둥지둥 접시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뉴트가 한마디 더 하기도 전에 벌떡 일어선 민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막 밖으로 걸어나가 버렸다. 빠른 속도로 천막에서 멀어지는 녀석을 붙잡을 수 없었다.
갑자기 또 혼자 남겨진 뉴트는 당황한 표정으로 눈만 깜박거렸다. 굶기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영 기분이 이상한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저 두목이란 녀석의 의중을 알 수 없었다.
“…이상한 녀석이야.”
뉴트는 문 잠그는 것조차 잊어버린 저 두목이란 녀석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도망가라고 제사라도 지내는 걸까. 물론 문이 열려있다고 해서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절대 나가지 말라는 소리와 함께 꼼꼼하게 문단속을 하던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유난히 허둥거리는 모습을 잠깐 되새겨 보던 뉴트는 결국 헛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어느새 불안하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다. 어떻게든 되겠지. 뉴트는 조금 더 편하게 마음을 먹기로 했다.
“다 먹였어?”
“…….”
“민호!”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빠르게 걸어오는 친구를 바라보던 프라이가 발걸음을 붙잡았다. 민호는 여전히 시선을 제대로 고정하지 못한 채 프라이의 품속에 빈 그릇을 냅다 던져버렸다.
“다 먹었냐고.”
“어…그래. 다 먹였어.”
“왜 그렇게 진정을 못 하고 있어?”
“아무 것도 아니야.”
“…….”
“왜 그렇게 봐!”
갑자기 내 친구가 사람이구나 싶어서.”
“무슨 소리야.”
민호는 친구의 말을 도통 이해하지 못하겠단 표정을 지었다. 그런 얼굴을 빤히 보고 있던 프라이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다른 일을 할 땐 누구보다 예민하고 정확한 판단을 하는 녀석인데, 이렇게 자기감정엔 무뎠다. 옆에서 말을 해줘도 못 알아들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잘 해줘.”
“잘 해주고 있어.”
“뉴트가 이곳이 익숙해지고 도망치지 않을 것 같으면 아예 같이 살아도 괜찮을 텐데.”
“…….”
“너도 나쁘지 않잖아.”
“그 녀석 마음이 문제지. 내가 결정할 일은 아니야.”
“그 소리 다른 사람들이 들었으면 진짜 놀랄 거야. 누가 두목이 그런 말을 하리라 생각하겠어.”
“됐어. 뉴트 이야기는 그 정도만 하자.”
또다시 화제를 돌려버리는 민호는 여전히 어설펐다. 프라이는 여기서 더 했다간 친구가 진심으로 화를 낼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민호가 건네준 접시를 들고 설거지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민호는 그런 프라이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사실 프라이가 하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안 그래도 머릿속이 복잡한데, 마치 그런 생각을 꿰뚫어보기라도 하는지. 오랜 친구는 너무나 쉽게 그의 의중을 파악했다.
“…어쩔까.”
물론 필요하다면 사람을 사고, 팔 수 있었다. 도적이라면 보통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팔아 필요한 것을 마련했다. 하지만 민호는 그런 것을 싫어해 오랫동안 사람을 매매하지 않았다.
‘…뉴트.’
물론 팔아버릴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곳에 있기 싫어한다면 억지로 잡아놓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물론 한번 도적 단에 끌려갔던 사람이 평범한 생활로 돌아갈 확률은 낮기만 했다.
특히 뉴트처럼 다른 곳으로 팔려가던 처지라면 더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절대 놔줘선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도적 무리를 이끄는 자신의 지위와 평범한 인간으로서 생각하는 심장의 괴리감이 점점 심해졌다. 민호는 잠시 멈춰 서서 심장 부근을 손으로 꽉 쥐었다.
‘답답하네.’
이상하게 심장이 크게 뛰면서 숨이 찼다. 몸이 아픈 것 같진 않은데 자꾸 이렇게 온몸이 통증을 호소했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정확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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