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21 [샘플完]
마블/└ 스팁버키 / 2016. 7. 29. 00:03
+) NOTICE
캡틴 아메리카 : 시빌워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센티넬버스 au입니다 예민하신 분은 피해주세요
속으로 곪아가는 캡틴이랑 기억 조각을 찾는 버키가 나옵니다 취향탈 수 있어요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write. 환월
물론 버키가 하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부터 연구가 끊겨있는 지식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꽤 힘든 일이었다. 버키는 자신의 인내심이 꽤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착각이었다. 보고서를 두 장도 넘기기 전에 뇌가 아파졌다. 억지로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리던 남자는 결국 침대에 늘어져 버린다.
“…아 머리 아파.”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팠다. 오늘따라 없는 부분이 시리고 욱신거려서 자꾸 눈이 간다. 뭉툭하게 잘린 팔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닌데도 살을 파고들어 붙어있었다. 떼어낼 수도 없는데, 그렇다고 다시 붙일 수도 없었다.
“불안하지 않아?”
“…안 불안해.”
“넌 이제 아무것도 없는 거야. 지킬 수 있는 무기조차 없는 윈터 솔져는 폐기 품이지.”
“…….”
“아무것도 할 수 없으면서.”
“아니야.”
“아니긴.”
과거가 현재를 보면서 웃는다. 끝끝내 따라잡힌 현재는 더는 달릴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곤 했다. 물론 과거는 그런 행동을 참 우습게 여기는 듯했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죗덩이가 천천히 버키의 몸 위에 내려앉았다. 헛것이 분명한데 가슴이 꾹 눌려서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대로 배 위에 주저앉은 녀석은 녹이 슨 쇳소리가 나는 팔로 천천히 버키의 목을 쥐어 잡았다. 손끝에서 겨울의 서늘함이 느껴졌다.
“그냥 편하게 해줄까?”
“…….”
“너도 이렇게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는 건 싫잖아.”
“아니야.”
“아니긴. 이미 전 세계에 얼굴이 팔리고, 과거가 헤집어지고. 남은 것이 없잖아.”
“…….”
“누가 널 구제해 주겠어.”
“스티브…….”
“캡틴 아메리카가? 걘 못해.”
“…….”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당장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너보다 더 많은 사람을 먼저 구해야 할 텐데. 과연 그 사람을 다 포기하고 널 우위에 둘 수 있을까?”
“…….”
“우위에 둬도 널 먼저 도와주진 못해. 그러면 너한테 또 같잖은 오명이 더덕더덕 붙을 테니까. 안 그래? 솔져?”
“…….”
“그러니까 그냥 끝내면 편하잖아.”
“아니.”
허. 단호한 대답에 허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더니 또 얼굴을 잔뜩 찡그린다. 윈터솔져는 늘 그랬다. 제대로 사고를 할 만한 시간이 없으니 짜증이 그대로 표정에 나타나곤 했다. 자신을 잘 아는 버키는 그런 녀석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렇게까지 살아서 무엇을 하게?”
“…….”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 같아? 지금도 여기에 숨만 쉬면서 간신히 숨어있는 신세잖아.”
“…….”
“스티브와 왕이 숨겨준다고 했나? 네가 여기 있다는 게 발견되면 제일 먼저 곤란해질 사람은 그쪽일 텐데?”
“…….”
“폐 끼치기 싫다며.”
비릿한 피 냄새가 난다. 윈터 솔져의 몸을 타고 흐르는 피가 침대에 젖어들어 가기 시작했다. 꿈인지, 아니면 현실인지. 버키는 이제 둘을 구분하는 것을 포기했다. 꿈이어도 현실 같았고, 현실도 허상과 같았다. 어차피 제대로 된 미래에서 살 수 없는 인생이었다. 억지로 벌어진 틈 사이에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내가 편하게 해줄게.”
“하지…마.”
“그냥 이대로 눈을 감으면 편해질걸. 어차피 넌 날 못 이겨.”
“난 그렇더라도 스티브는 이기겠지.”
“…….”
“스티브가 널 물러서게 만들 거야.”
“그 녀석이? 미션이 끝나자마자 싸울 의지를 잃어버린 채 차라리 같이 죽자고 하던 사람이 날 이길 수 있다고?”
“…….”
“그 새낀 네가 버키 반즈고 임무가 있는 윈터솔져가 아닌 이상 절대 못 건드려.”
“…….”
“그래서 내가 지옥에서 다시 걸어왔잖아.”
“…….”
“곧 편해질 거야.”
당장에라도 목을 비틀 것 같던 손이 슬슬 멀어졌다. 스티브가 자신의 화를 못 이겨 여기저기 물어놓고 간 흔적은 마치 부적 같았다. 잔뜩 짜증 난 얼굴로 좀처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던 허상은 옆에 있던 작은 탁자를 쾅 내리쳤다. 뇌가 쪼개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새끼 마음에 안 들어.”
“…….”
“다리 위에서 봤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난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그게 중요해?”
“중요해.”
“내 몸에서 이 역겨운 기운이 가시면 다시 돌아오겠어.”
“…….”
“코가 썩는 거 같아.”
버키는 이 허상이 자신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비틀려버린 것은 자꾸 되살아난다. 조금이라도 밝은 날을 볼 수 없게 만들려는 것일까. 아니면 이것도 머릿속에 새겨진 코드 중 하나일까. 버키는 눈을 감았다. 귓가에서 끝까지 들리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역시…내 머리가 망가졌어.”
버키는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분명 피 칠갑을 했던 침대는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다. 여전히 코끝에선 비릿한 피 냄새가 나는데, 눈에 보이는 공간은 너무나 깔끔했다. 이젠 감각이 상반되게 느껴진다. 더 미치기 전에 이 고통의 고리를 끊어야 했다.
“내 머릿속에 있는 코드는 하나가 아니었구나.”
이제야 이런 생각을 했다. 버키는 자신이 답답했다. 아무리 머리가 망가져도 잊어버려선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자꾸 잊는다. 천천히 머릿속이 정리되니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다. 결국, 결론은 하나인데, 너무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있었다.
“스티브…….”
하지만 이 녀석을 어째야 할까. 마음은 정리할 수 있어도, 친구를 떼어놓기는 쉽지 않았다. 자신에게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굴면서 예민해지는 녀석에게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하는지. 버키는 머리가 또 아팠다. 스티브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가야 할 때를 알아야 하는 법이었다. 그것이 순리고,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릿할 정도로 아팠다. 이 감정에 얼마나 많은 것이 섞여 있는진 굳이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옆에 있으면 편하다. 꼭 태양 속에서 사는 것 같곤 했다. 하지만 그렇게 욕심을 내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다짐한다. 친구도 그럴까. 나를 이런 식으로 생각할까. 버키는 몇 번이나 스티브의 얼굴을 보고 답을 들었지만, 불안해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음?”
왕은 복도를 걷고 있었다. 굳이 반즈를 보러온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야 할 길은 조금 더 돌아서 걷곤 했다. 스티브가 그렇게 전전긍긍해가며 발이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를 조금 알 것 같기도 했다. 버키 반즈의 머릿속엔 아직 세뇌 코드가 살아있다. 물론 그 코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모는 어떻게 버키를 조종했는지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그 시기에 정전이 되어 CCTV조차 남아있는 것이 없으므로 더는 추궁할 수 없었다. 물론 윈터솔져를 세상에 내보냈다는 죄목을 하나 덜어낸다 해도 지모의 죄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캡틴이 왜 그렇게 조심스러웠는지 이해가 가는군.”
한동안 반즈를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었다. 처음 만났을 땐 그 녀석이 제정신인지 아닌지 알아볼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땐 버키 반즈가 아닌 윈터솔져가 있었다. 오른손은 그저 총을 쏘는 도구일 뿐이었다. 급소를 훅훅 치고 들어오는 공격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 그때 봤던 남자는 그저 하이드라의 무기였다. 피로 얼룩져 단단히 묶여버린 실타래가 하나둘 풀린 그 순간 왕은 남자에게 사과해야만 했다. 그래서 잔뜩 다친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 반즈를 와칸다로 데려왔고,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었다.
왕이 보기에도 버키는 심성이 착한 사람이었다. 세뇌와 고문에 모든 것이 망가지긴 했지만, 타고난 성정을 망가뜨릴 순 없었던 모양이었다. 물론 와칸다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캡틴이 옆에서 돌봐주고 잔뜩 날이 선 상처를 가이드로서 어루만져주기 시작하자 곧 얌전해졌다. 말은 약간 어눌하지만 어느정도 또렷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분명 나아지곤 있다만…….’
확실히 반즈가 제정신을 찾아가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지모가 당장 이곳에 나타나지 않는 한 세뇌코드를 작동시킬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세뇌코드나 윈터솔져의 살상력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전자는 이미 아는 사람이 없고, 후자는 반즈 스스로 의수를 다는 것을 거부했다. 그런데도 왕은 좀처럼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반즈?”
저 멀리 복도를 배회하는 인영이 보였다. 익숙한 옷이 자꾸 복도를 이리저리 걸어 다닌다. 복잡하게 꼬인 장식 때문에 자꾸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곤 한다.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티찰라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왕은 머리가 총명한 사람이었다.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빠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캡틴에게 설명해야 할 일이 많아질지도 모르겠군.’
왕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와칸다로 데리고 오기 전부터 반즈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몇 번이나 발작을 일으키는 것도 다 지켜봤었고, 침착하게 해야 할 일을 배분해주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랐다. 뭐랄까. 윈터솔져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꼈던 기분이 들었다. 손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수트가 없지만, 버틸 순 있겠지.’
주먹을 꾹 쥔 채 발소리를 최대한 낮췄다. 탄탄한 몸은 옆에 깃털이라도 내려앉으면 그대로 튕겨 나갈 것처럼 잔뜩 긴장해 있었다. 같은 곳을 계속 오가던 몸은 어느 순간 밖이 보이는 창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긴 머리 때문에 눈이 보이진 않았지만, 어디를 보고 있는진 충분히 알 것 같았다. 티찰라는 조심스럽게 한 걸음 더 다가섰다.
“…….”
“아.”
아주 작은 소리가 났을 뿐인데, 반즈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하지만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았다. 꼭 망가진 인형 같았다. 허. 이상한 기분에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예민하게 반응했던 것과 달리 몸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꼭 영혼이 없는 것 같아 눈을 오래 쳐다보기 힘들었다. 단단하게 쥔 주먹엔 힘이 계속 들어갔다.
“반즈?”
“…….”
“버키 반즈?”
결국, 왕이 먼저 말을 건다. 이상할 정도로 움직임이 없었다. 솔직히 죽은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마저 했었다. 물론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티찰라는 긴장을 풀지 않은 채 계속 다가갔다. 이곳의 주인으로서 일의 원인을 알아야 했다.
“반즈, 내 말이 들리나?”
“…….”
“반…….”
“폐하?”
“정신이 들었군.”
“…….”
“끝까지 정신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했지.”
“…….”
버키는 티찰라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잠시 자신이 서 있는 곳을 휘휘 둘러보더니 눈을 깜박인다. 그리고 다시 티찰라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느냐는 시선을 받은 왕은 오히려 난감해졌다.
“그건 내가 자네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
“모르겠는가.”
“그게…아마.”
“…….”
이번 일이 뭔가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을 땐, 이미 버키의 표정이 잔뜩 무너져 내린 뒤였다. 티찰라는 가볍게 다가가 버키를 부축했다. 어느새 식은땀 범벅이 된 남자는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몸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왕이 간신히 반즈를 방으로 옮겼다. 의자에 쓰러지듯 걸터앉은 남자는 금방 죽어 넘어갈 것 같은 표정으로 숨을 내쉬었다.
“차라도 한잔하겠는가.”
“…….”
“내가 보기엔 좀 진정할 필요가 있어.”
왕은 가볍게 차를 부탁한다. 방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 하지만 여전히 혼란스러운 눈동자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다 심장이 답답한지 한쪽 손으로 그 부분을 쥐어뜯으려 한다. 이런 당황스러운 사건 가운데 스티브가 없어서 다행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그런 반즈를 지켜보는 왕의 표정은 씁쓸하기만 했다.
“일단 마시게.”
“…….”
“진정하고 이야기하지.”
“…….”
반즈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찻잔을 든다. 저러다 쏟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왕은 침착하게 반즈가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간신히 입술에 찻잔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곧 내려놓았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엔 핏줄이 다닥다닥 서 있었다.
“폐하.”
“…….”
“아무래도 제가 깨어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제 몸에 센티넬 인자가 강제로 박혀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지져진 세뇌 코드가 하나가 아닌 것 같습니다.”
“…….”
“제가 스티브…아니 캡틴 아메리카를 망치고 있어요.”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군.”
“제가 깨어 있으면 스티브는 계속 저런 식으로 행동할 겁니다.”
“…….”
“제발 스티브를 좀 도와주세요.”
친구를 도와달라. 왕은 눈을 질끈 감았다. 절로 괴로운 한숨이 흘러나왔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평범한 왕인 남자는 센티넬과 가이드 사이에 생기는 미묘한 일을 알아챌 수 없었다. 티찰라는 반즈가 진정할 때까지 기다려 본 후 좀 더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물론 그렇게 둘이 죽고 못 하는 사이이면서, 스티브가 아닌 자신에게 이런 말을 털어놓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했다. 간단한 일이 아닌 줄은 짐작했지만, 이렇게 엉켜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
길고 긴 샘플이 끝났습니다
아직 가야할 길이 첩첩산중 같은데, 이제 남은 건 원고 잘 마무리 하는 일뿐이네요
시빌워 쿠키를 염두해 두고 쓰는 중이기 때문에, 끝이 마냥 밝을 수 없어 약간 힘이 듭니다
왜 이렇게 둘이 잘 살지 못하는 건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샘플, 여기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스벜 많이 좋아하는데, 이번 글에서 제가 좋아한다는 사실이 보였으면 합니다
'마블 > └ 스팁버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20 (0) | 2016.07.26 |
---|---|
[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19.5 (0) | 2016.07.26 |
[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19 [비번 공지에] (0) | 2016.07.21 |
[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18 (0) | 2016.07.20 |
[스팁버키/스벜] Into orbit: EXPLORER 017 (0) | 2016.07.18 |
Posted by
환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