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수다는 보통 트위터에서 여긴 연성 백업만합니다. 공지사항 꼭 읽어주세요 환월

카테고리

덕질 로드 (339)
이나이레 (1)
디씨 (49)
마블 (68)
메이즈 러너 (108)
신비한 동물사전 (24)
레전드히어로삼국전 (45)
그외 (3)
회지 인포 (38)
Total
Today
Yesterday



이미 책으로 나왔던 것이지만 샘플 백업용

표지는 언제나 감사한 마이 노쏘님 ><









Posted by 환월
, |














'디씨 > 그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양 여우 AU  (0) 2014.03.21
데미  (0) 2014.03.01
데미 TS  (0) 2014.01.20
울새 배포전 협력그림  (0) 2014.01.13
동양 AU | 전신  (0) 2013.11.21
Posted by 환월
, |



센티넬버스 연작에 포함될거 같은 원고 프롤로그

기본적인 설정은 같이 따르되, 커플별로 원고를 합니다 언제나처럼

슨로이는 노쏘님 리퀘로 시작된 원고입니다☆






Sentinel Verse AU : Jason x Roy

 

 

 

Vulpes vulpes


001 000

 



Sentinel : Roy Harper (Full name)


Guide : Jason todd (Full name)

 

 

 

 

 

 

. Sentinel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하다면 어떨까. 게다가 그 사람이 평생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던 사람이고, 갑자기 자신의 앞에 나타나면 어떤 기분이 들 것인가.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을 꼭 필요하다면 과연 인생을 바칠 수 있을까. 만일 그에 응하지 않았을 때, 잠시나마 도움의 손길을 뻗었던 사람이 죽을 수 있다면 보통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잠시 생각한다면 부조리하기 짝이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가이드들은 보통 일생에 한 번 이런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가끔은 자신의 주변에서 나타나기도 하고, 저 멀리 아무런 연고가 없는 곳에서 홀연히 찾아오기도 했다. 가이드들은 팔 어딘가에 붉은 보라색의 띠가 떠오를 때면 항상 한숨을 내쉬며 주변을 정리하곤 했다. 그것은 센티넬 연구 시설로 가야 한다는 암묵적인 초대장이었고,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 생겼다는 의미키도 했다. 물론 가끔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비즈니스적인 관계로만 만나는 사이도 있었지만, 그것은 정말 특별한 케이스 중의 하나였다.


…….”


샤워하기 위해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간 제이슨은 팔뚝에 희미하게 나타난 보랏빛 띠를 보고 잔뜩 얼굴을 찌푸렸다. 체질이 가이드란 것은 성장기를 지내면서 알고 있었지만 정작 가이드로 살아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보통 2차 성징 전후로 자신의 짝을 찾는 가이드들과 달리 스무 살 가까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자신을 찾기 전에 반쪽인 센티넬이 죽었을 거로 생각했다. 반쯤 잊고 살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초대장은 너무나 무거웠다. 그래서 잊고 싶었지만, 날이 갈수록 진하게 나타나는 보라색 띠는 마지 피멍이 든 것처럼 팔뚝에 천천히 번져갔다.


그리고 완전히 내려앉아 지워지지 않을 정도가 되자 기관에서 사람이 나왔다. 이런 건 기막히게 잘 알아낸단 말이지. 커다란 웨인 저택의 문을 두드리며 들어온 사람들은 곧장 제이슨을 찾았다. 센티넬 기관은 거역할 수 없는 곳이었다. 잔뜩 짜증이 난 얼굴로 그들 앞에 섰다. 그러자 눈앞에 하얀 종이에 빨간 직인이 찍힌 종이를 들이밀었다.


제이슨 토드. 센티넬 기관에서 내려온 명령이다.”

한동안 찾지 않아서 그냥 편하게 사려나 했는데.”

여러 번 말하지 않겠다. 오늘 내로 짐을 정리해서 기관으로 들어오도록 해라.”

저기아무리 센티넬이 중요하다 해도, 결국 그 짐승들은 다룰 수 있는 건 가이드일건데. 이거 취급이 너무 한 거 아냐?”

두 번 말하지 않겠다.”

, . 알겠습니다. 기라면 기어야죠.”


뒤에 이어지는 말을 채 듣지 않고 문을 쾅 닫아버린 제이슨이 짜증스럽게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런 제이슨을 바라보던 딕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제이슨과 같은 가이드로 발현한 딕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안 그래도 성격이 불같은 제이슨이 혹여 사고를 칠까 걱정을 할 뿐이었다.

 

 


*    *    *

 

 


가기 싫어도 가야 하는 곳으로 억지로 발을 디딘 제이슨은 있는 대로 성질을 부렸다. 그게 말이 좋아 센티넬 센터지 이건 그냥 국가에서 필요한 생체 병기를 만드는 곳이었다. 필요한 기계 외엔 이렇다 할 장식도 붙어있지 않은 새하얀 공간은 마치 연구소처럼 소독약 냄새가 꽉꽉 들어차 있었다. 시끄러운 기계 소리가 웅웅 울릴 때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런 곳은 공기조차 너무 무겁고 건조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몸 안에 가득 쌓이는 알콜 냄새가 메스껍게 올라왔다. 안 좋은 추억을 잔뜩 담은 너무나 익숙한 소독 냄새에 인상을 찌푸린 제이슨이 가볍게 손으로 코를 막았다. 숨을 쉬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자 곧바로 뒤를 돌아보는 눈이 싸늘했다.


왜 그러나.”

개인적인 기억이니까 신경 끄시지. 난 여기서 조금도 더 있고 싶지 않아. 일이 끝나면 녀석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데.”

그건…….”

여기서 살라고 하면 난 가이드로 해야 할 모든 걸 거절하겠어. 단 한 순간도 이런 소독약 냄새나는 곳에서 있고 싶지 않아!”

…….”

싫으면 할 수 없고.”

그건 내가 나중에 따로 장부를 올리도록 하지. 일단 그런 것보다 센티넬이 먼저다.”

어련하시겠어.”

이쪽으로 와라.”


딕이 가이드로 발현했을 때도, 팀이 그랬을 때도 함께 이곳을 찾아왔었다. 모두 그리 어렵지 않게 센티넬을 맞이했다. 물론 가까운 곳에서 짝을 만났기 때문에 좀 더 간편한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이슨은 연구소 입구에서 소독약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뒤돌아서는, 밖으로 뛰어 나가 버렸다.

시간이 지나갔다. 가이드로 발현하고 나서도 등록 절차를 밟기 위해 딱 한 번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던 적이 있었다. 그때도 눈앞에서 센티넬과 가이드들이 서로 계약을 맺고 있었지만 이렇게 수상한 곳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었다.

언제나처럼 금방 끝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만남은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다. 몇 번이나 안쪽으로 들어가고, 복잡한 복도를 돌아들어 갔다. 장식조차 없는 하얀 복도는 인공적인 빛이 반사되어 눈이 아플 정도로 빛났다. 그러다가도 이내 어둠에 푹 잠기곤 했다. 몇 겹의 보안 시스템을 거치고 나서야 제이슨이 입을 열었다.


도대체 날 어디로 데려가는 겁니까.”

잠자코 따라오도록 해.”

이런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


툴툴거리면서도 꾸준히 뒤를 따르던 걸음이 서서히 멈췄다. 교관의 등에 코를 박을 뻔했다.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도대체 말을 하고 멈추던가. 속으로 연신 욕을 하던 제이슨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


숨 한번 내쉬기도 어려울 만큼 하얀 공간 안에 무엇인가 축 늘어져 있었다. 분명 하얗고 밝은 방이었지만 좀처럼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뭐가 그리 위험한 놈인지 어른 손바닥만큼 두꺼운 강화 유리로 만들어진 전면 창엔 여기저기 발톱 자국이 선명했다. 어서 들여다보라는 듯 교관이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여기에 뭐가 있는데 이러는 겁니까.”

…….”

나 참. 입이 붙었나.”

…….”


낮게 욕을 내뱉으며 눈을 살짝 찌푸린 채 유리 안을 쳐다보았다. 사람은 없었다. 붉은 털을 가진 짐승 한 마리만 널찍한 방 안에 축 늘어져 있었다. 꽤 난동을 피웠는지 그늘 하나 지지 않을 정도로 밝은 방 안은 푹푹 패인 자국이 선명했다. 게다가 채 지워내지 못한 핏자국도 남아있었다. 할딱할딱 숨이 넘어갈 듯 얕은 숨을 쉬는 짐승의 등을 바라보던 제이슨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아무리 말을 안 듣는 동물이라고 해도 저렇게 엉망인 상태로 내버려둔다는 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죽어 넘어갈 거 같은 모습이었다. 게다가센티넬? 이게?


그래서 설마 저 짐승이 내 센티넬이란 건 아니겠죠? 조금 머리가 이상해 진 거 아냐?”

사람이다.”

정말 내가 미친 거면 미쳤다고 말 좀 해주라고! 당신 눈엔 저게 사람으로 보여? ?”

지금은 아니지만.”

진짜 미치겠네. 그게 무슨 소리냐고!!”

센티넬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군.”

?”

난 이것저것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만, 이번만큼은 특별히 이야기하도록 하지.”

…….”


가볍게 고개를 저은 교관이 패드를 눌러 누군가를 호출했다. 얼굴에 마스크를 단단히 두른 사람들이 곧장 방 안으로 들어왔다. 저 구석에 쓰러져있는 짐승에게 마취약을 몇 번이나 찔러넣었다. 저항할 힘도 없는지 주삿바늘이 피부를 뚫고 갈 때만 잠시 버둥거리던 몸이 이내 축 늘어졌다. 몇 번 쿡쿡 찔러가며 확인을 한 사람들이 입에 단단한 가죽 재갈을 물렸다. 그것도 모자라 다리를 단단히 족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나서야 이동용 침대에 눕혔다. 가죽끈으로 다시 한 번 온몸을 교차해 묶고 나서야 천천히 방 안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쪽으로 오게.”

…….”


그것을 지켜보던 교관이 좀 더 안쪽에 마련된 곳으로 제이슨을 데려갔다. 잠자코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제이슨은 처음으로 가이드와 센티넬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스무 살 가까이 되도록 제이슨의 짝인 센티넬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집안 그 누구도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어차피 가이드는 센티넬이 없으면 일반인들과 그리 다르지 않게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따로 공부를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희미하게 사전적으로 습득해 알고 있는 지식 외엔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이제야 날 찾는 센티넬이 저런 놈이라고? 어딜 봐도 약에 절은 여우 새끼잖아.”

제이슨 토드. 한 번만 말하겠다.”

…….”

센티넬의 힘의 원천은 각자가 가진 동물의 특성에 기인한 것. 가이드는 그 특성을 눌러줌과 동시에 최고로 힘을 개방할 수 있도록 돕는 존재다. 아무리 잘난 힘을 가지고 있다 해도 오감이 터져나가면 버틸 수 없으니까 말이다.”

…….”

제 주변에 가이드가 없으면 점차 인간으로서의 이성이 사라지고 동물의 본능이 살아난다. 인간으로는 예민해진 감각을 버틸 수 없으니까. 그러다가도 안 되면 점차 동물의 모습으로 변해가지.”

그렇다면 저 녀석은…….”

좀처럼 맞는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아서 간신히 목숨만 살리려고 따로 격리해뒀던 거지. 저것도 간신히 임시 약물과 마취제, 진정제를 죽기 전까지 밀어넣어서 살려 둔거고.”

그런데 내가 나타났다?”

따지자면 완벽하진 않아. 지금 등록된 가이드 중에서 네가 가장 높은 싱크로를 보이고 있을 뿐이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제이슨 토드. 지금 이곳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그런 태도는 나아가서 가이드로서 평가에 흠이 될 수 있다.”

…….”

어지간한 사안이 아니며 너같이 경력도 없는 가이드를 불러내지 않았을 거다.”

…….”


딱히 그런 평가에 대해 신경 쓴 적은 없었지만, 일단 센티넬이 붙기 시작하면 말이 달라졌다. 센티넬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은 가이드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평가였다. 소위 1% 안에 드는 가이드들은 그만큼 몸값이 높고 대우도 좋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혹시 각인된 센티넬이 죽더라도 다른 센티넬의 임시 가이드로서 우선 배속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도 있었다. 적어도 평가만 높으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는 소리였다.

잠깐 말을 멈춘 교관이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좀처럼 말하기 어려워하는 표정을 보아하니 딱히 캐묻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어차피 조금만 지나며 다 알게 될 것이 뻔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좀 이유가 많은 녀석이다. 등록된 가이드 중에 어지간한 사람을 다 데려다 놓고 각인이라도 시키려 했지만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더군. 네가 마지막이다.”

내가 마지막이란 건?”

너조차 실패하면 가망이 없다는 소리지. 저곳에서 평생 저렇게 약으로 간신히 목숨이나 부지하던가. 그것도 못 버티면 죽겠지. 가이드가 없는 센티넬은 다루기가 힘들어.”

정말물건으로밖에 보지 않는군.”

그러는 너도 저 녀석으로 인해 평가를 올려야 하는 거 아닌가. 피차 똑같은 상황이지.”

…….”

더 할 말이 있나?”

…….”

뭐 하기 싫다면 어쩔 수 없지.”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센티넬과 가이드가 맺어지는 계약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서로 등록된 프로필을 교환하고, 공식적으로 마련된 용지에 가볍게 사인만 하며 끝이었다. 너무나도 쉽게 끝난 절차에 약간 허탈함을 느꼈다. 제이슨이 머리를 쓱 쓸어 올리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멀쩡한 센티넬을 맡는다 해도 생전 처음 만난 사람끼리 익숙해지려면 몇 주씩 걸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저 여우 상태를 보아하니 몇 달 동안은 집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일단 친해지기라도 해야지. 하지만 그 길이 너무 멀어 보였다. 딱히 그럴 의리는 없었지만 잠시 집에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들었다.

 


「…그래. 그렇게 됐다.

제이슨. 어디서 지낼 건데.

따로 세이프 하우스를 마련해 주기로 했어. 여기선 도저히 머물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서 그게 어디냐고.

알아서 뭐하게!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다 말할 테니까 제발 어린애 취급 좀 하지 마!

그게 아니고. 알았어. 어차피 그렇게 된 거라면 곧 연락이 오겠지. 몸조심하고. 밥 거르지 말고.

누가 보면 내가 일곱 살 먹은 애새낀 줄 알겠다.

조만간 한 번 집에 들러.

알았어. 알았어. 끊자. 센티넬 내려온다.

그래. 다시 연락해.

알았다니까.

괜찮아지면 집에도 들어오고 그래. 다들 걱정하니까.

「…….


 

그리 길지 않은 통화가 끝났을 때, 제이슨은 정말로 자신이 한 사람의 인생을 떠맡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가늘게 내려앉은 책임감이 심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Posted by 환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