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히삼/손책조조] 불편한 진실 001
+) NOTICE
레전드 히어로 삼국전 2차 연성입니다.
손책조조 메인으로 왕윤 짝사랑하는 조조가 소량 나옵니다.
50화 이후에 다시 만난 둘에 대한 망상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레히삼 완결까지 보지 않으신 분들께선 네타 주의해주세요.
적당한 망상과 설정 붕괴가 언제나 함께 합니다 ㅇㅅㅇ)9
write. 환월
따지자면 이번 만남도 우연이었다.
동생들에게 줄 선물을 산다는 핑계로 백화점에 왔다. 그리고 몸을 풀기 위해 돌아서 걸었다. 차라리 모른 채 지나갔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시선 끝에 익숙한 검은 더벅머리가 들어왔고, 남의 시선에 예민한 녀석은 곧장 눈을 치켜떴다. 한번 눈을 마주쳤으니 그대로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
“…….”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기엔 존재감이 너무 강했다. 이래서 별로 엮이고 싶지 않은 놈 중 하나였다. 하지만 초선이 앞에서 화를 낼 수 없는 남자는 어색하게나마 웃음을 보이며 걸어왔다. 일단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걸까. 아니면 눈속임인가. 손책은 그런 모습을 처음 봤지만, 당황하진 않았다. 아니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그런 노력과는 달리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온 남자는 한껏 눈썹을 찌푸린다. 늘 보던 모습이기에 어깨만 한번 움직였을 뿐 물러설 생각조차 않았다.
“여기까진 무슨 일이지?”
“나도 개인적인 일이 있는 것 아닌가. 왜 그런 표정으로 보지?”
“수상해서 그런다.”
“…내가 뭘.”
“아니야. 수상해.”
“어련하겠나.”
“…….”
지겹지도 않은지 만나기만 하면 늘 같은 소리로 싸우곤 했다. 둘이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었다. 한 명은 늘 하던 행동만 반복했고, 다른 한 명도 그리 다르진 않았다. 누가 보면 나잇값 못한다고 신나게 웃을 것 같은 상황이 반복되곤 했다. 예전보단 조금 나아졌다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는 늘 의심이 많았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도 이랬던 기억이 있는데, 생각보다 기억력이 나쁜 것 아닌가.”
“그건, 네 놈이 계속 수상한 행동을 하고 다니니까 그러는 거지.”
“내가 뭘?”
“…….”
“도대체 내가 뭘 했다고 그러는지 알 수가 없구나!”
“한겨울에. 도복 하나 걸친 채, 나무판자를 끌고 다니는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군.”
“그건 나무판자가 아니고, 간판이다! 내가 이겨서…….”
“어휴.”
“…….”
이 짧은 한마디에 온갖 감정이 다 묻어나온다. 어지간하면 사람 말에 입을 다물지는 않는데, 이 녀석 앞에만 서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끊겨버린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다. 자연스럽게 서로 지나가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게다가 손책은 양팔에 짐을 가득 들고 있었다.
‘어쩌지.’
손책의 얼굴에도 슬쩍 고민이 서린다. 한 번만 더 사람이랑 싸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던 얼굴이 선연히 떠올랐다. 처음부터 아는 체를 말아야 했어. 몇 번이나 후회했지만, 지나간 시간을 다시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는 점점 더 냉랭해진다. 더는 자연스럽게 돌아설 수도 없을 것 같은 느낌에 다리도 굳어버린 것 같았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나?”
방금까지 당황스러울 정도로 서먹했던 사실도 잊은 채 입술을 비집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작은 새 같은 아이는 눈을 반짝이면서 예의 바르게 질문을 했다. 시커먼 남자는 그런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둘 사이에 연신 끼어들고 싶은 눈치였지만, 그러지 못한 채 결국 아이의 손만 고쳐 잡았다.
“난 강동의 호랑이 손책! 손책이라고 부르면 된단다.”
“…….”
“아이 앞에서 무슨 말이냐.”
“이름을 물어봤잖아.”
“초선아. 저런 녀석은 알 필요가 없단다.”
“왜요?”
“그게…….”
조조는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저 녀석이 무술에 미친 멍청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만 이런 무식한 이야기를 초선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그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가끔 멀쩡하게 생겨서 하는 짓을 보면 딱히 가까이해서 좋을 것이 없는 자였다.
“초선이는 어려서 아직 저런 사람하곤 만나는 건 좋지 않아.”
“하지만…아저씨 친구라고 그러는데?”
“그거야 일방적인 말이지. 이제 집에 갈까? 오늘 새로 산 옷을 인형에게 자랑해야지.”
“그럴까?”
다행히 아이의 관심은 금방 식는다. 손책을 똑바로 노려보면서 초선을 안아 든다. 이제야 이 지긋지긋한 놈의 얼굴을 지나칠 수 있겠구나 했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똑바로 앞만 보면서 걸어간다. 손책을 지나쳐서 두 걸음쯤 걸었을까. 뒤통수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안녕! 손까지 흔드는 걸 보니 정말 예의 바른 아이란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저기!”
“응?”
“혹시 아저씨가 사라지면 나한테 연락하는 거다?”
“네?”
“이거 아저씨 번호니까 잘 가지고 있어? 심심하면 전화해도 괜찮아.”
이럴 때 강동관 명함이 꽤 쓸모가 있었다. 물론 이런 거 귀찮다며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하다 딱 한 장 들고 다니던 것이지만 말이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다 잔뜩 구겨진 종이지만 아이의 손에 충분히 쥐여줄 수 있었다. 그 순간 귀여운 얼굴이 사라지고 바로 새까맣고 화난 얼굴이 나타난다. 아이고 무서워라. 아마 귀신이 눈앞에 보이면 이런 얼굴일까 싶었다.
“너…아이한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왜. 우리 오늘부터 친구 하기로 했어. 그렇지 초선?”
“응? 으응. 조조 아저씨하고도 친구면 나도 친구야.”
“봐. 친구지?”
“…….”
초선이 한마디에 입을 딱 다문다. 이렇게 보면 참 신기한 놈인데, 하는 말은 하나도 곱지 않았다.
“이런 험한 세상에 아는 번호가 네 녀석뿐이라니 너무 무심한 거 아닌가?”
“…뭐?”
“그렇단 소리다.”
“헛소리하지 말고, 강동관에 가서 하던 무술이나 마저 연마하도록.”
“뭐…좋아.”
손책은 날카롭게 반응하는 남자의 말을 흘려듣는 것에 익숙했다. 지금 중요한 손님은 저쪽이 아니었기에 굳이 깊게 새겨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리곤 굳이 돌아가 작은 아이 눈을 맞춘다. 누구라고 했지. 사실 제대로 소개를 받은 적이 없다. 저 말 없고 인상만 쓰고 다니는 놈은 아이를 얼마나 싸고도는지 제대로 얼굴조차 마주한 일이 없었다.
“초선…이라고 했던가?”
“응. 내 이름은 초선이야.”
“좋아.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 알았지?”
“알겠어요!”
“그럼 난 이만 간다. 나중에 또 보자고. 그땐 진정한 무술을 가르쳐주마!”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과연 그럴까?”
하하하하하. 웃음소리가 크게 퍼진다. 저놈은 뭐가 좋아서 매일 저렇게 웃고 다니는지. 정말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너무 위험하다. 다음부턴 저 바보와 이런 식으로 마주치지 않게 다른 길로 다녀야겠다. 그렇게 생각했다.
“초선아.”
“응?”
저런 놈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한마디 하려 했다. 하지만 아이의 얼굴을 보니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괜한 말을 해서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었다.
“…….”
“아저씨 왜 그래?”
“아니야.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초선이도 조조 아저씨가 좋으면 다 좋아.”
“정말?”
“응. 정말.”
다시는 저 녀석을 만날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돌아가는 길은 유난히 길었고, 한참 놀아서 지친 아이는 품에서 잠이 들었다. 조조는 늘 이렇게 안전한 날이 계속되길 빌었다.
*
“나…그냥 아저씨랑 살면 안 돼?”
“아저씨가 위험한 일을 해서 초선이가 다칠까 봐 그래.”
“하지만…우리 아빠도 경찰이었는데.”
“…….”
아이의 입술이 불룩불룩한다.
“초선이 다치는 게 싫어서 그러는 거야. 초선이가 건강해야 아저씨랑 매일 놀고, 인형도 사러 가지.”
“…….”
“안 그래?”
“…….”
“초선이가 슬퍼하면 아저씨도 아주 아픈데.”
“…정말?”
“그럼. 이제 웃는 모습 보여줘야지? 유치원 다 왔는걸.”
“응! 알았어.”
유치원 가는 길은 늘 비슷했다. 초선이는 궁금한 것이 많았고, 조조는 해야 할 말을 고르고 또 골라야 했다. 유치원이 가깝다는 것이 이렇게 다행일 줄이야. 몇 번이나 아슬아슬한 상황을 넘기고 나서야 조조는 조금씩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속으로 삼킬 수 있었다.
“조조 아저씨! 안녕!”
“그래. 공부 잘 하고 이따 다시 봐?”
“응!”
“…….”
아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준다. 아쉬움이 크지만, 티를 내선 안 된다. 왕윤이 죽은 이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아이와는 조금 떨어져 살고 있다. 경찰이라는 직업은 늘 그랬다. 자신이 위험에 처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주변 사람이 말려드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 주변 사람 중 한 명이 작은 아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
물론 매일매일 놀러 가려고 노력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유치원 앞에서 기다려준다. 큰 사고가 없는 동네는 조용했고, 아이는 안전하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 일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불규칙했다. 며칠 동안 밤을 새우는 경우도 있고, 잠복할 수도 있다.
“…….”
경찰서로 들어가야 하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꼭 이맘때였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고, 잡생각을 떨치려 몸을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속이 울렁거리는 시기가 돌아왔다. 속이 답답할 정도로 꽉 막혀서 내려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알 수 없으니 치료조차 할 수 없었다. 정신적인 문제인가 싶어 몇 번이나 병원에 가봤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소리만 들었다.
“이상하군.”
혼잣말이 툭툭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 일을 내버릴 수는 없었다. 직장으로 향하는 어른의 뒤꿈치에는 타다만 아침볕이 따라붙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늘 그렇게 삼켜왔으니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세상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뭘까. 내가 왜 이러지.”
갑자기 봄을 타는 건지. 가을을 타는 건지. 도대체 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 흐릿하게 사라진 기억을 따라 감정이 툭툭 끊어진 것 같았다. 이 흐릿한 기억을 남긴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난히 긴 하루가 지나갔다.
일을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갈 시간. 그 무리에 조조는 없었다. 어느새 사라진 사람은 꼭 어둠에 녹아내린 것처럼 흔적이 없었다. 잠복과 조용함은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이긴 하지만, 조조는 늘 그것보다 더 심했다. 늘 성질에 못 이겨 다른 팀원과의 불화도 많았다. 그래서 어느 정도 조조의 튀는 행동을 눈감아주는 편이기도 했다.
이번 일도 그랬다. 어딘가에 있겠지. 그 녀석 이번엔 또 경찰 그만둔다고 안 합니까? 이런 시답지 않은 이야기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조조가 돌아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그렇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따르는 곳엔 어둠만 가득했다.
“…….”
하나둘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나서도 어둠이 내릴 때까지 부득불 아저씨를 기다린다고 하던 초선은 아이가 돌아오지 않아 데리러 나온 할머니 손을 잡고 돌아갔다. 퉁퉁 부은 얼굴에선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다른 일은 몰라도 초선에 관련된 일을 이런 식으로 어기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아무리 늦어도 연락은 주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니 아이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저씨…오늘 안 오려나 봐요. 같이 집에 가려 했는데.”
“회사에 바쁜 일이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까요?”
“그럼. 초선이한테 약속 어긴 적이 없잖니. 아마 내일은 돌아올 거야.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응?”
“알았어요. 내가 슬퍼하면 아저씨도 슬퍼하니까.”
“그럼 들어가서 아저씨 돌아오면 줄 선물로 그림 그릴까?”
“그럴래요!”
간신히 달래고 달래서 집으로 데려왔다. 따지자면 이곳은 왕윤의 부모님 집이었다. 조조는 초선이를 품에 안고 놓지 않으려 했지만, 핏줄도 친척도 아닌 남자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자기 손으로 왕윤의 집을 정리했다. 그리고 초선이와 함께 이 집을 처음 방문했었다. 아이는 이제 이곳에 살기로 했고, 조조는 또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늘 초선이에게 선물을 사 오던 버릇이 남아 새로 꾸며놓은 아이의 방은 늘 놀 것이 가득했다.
“밤이네.”
그림도 그리고 예쁘게 편지도 썼는데, 아저씨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몇 번이나 문밖을 기웃거리던 아이는 입술만 비죽인다. 그런 모습을 보다 못한 할머니가 아이를 달랬다.
“아가. 그만하고 이리 들어 오렴.”
“아저씨가 초선이 보러 안 올 건가 봐요.”
“오늘은 안 오시려나 보다. 아저씨도 바쁜 일이 있는 거겠지.”
“…….”
“초선이 그만 잘까? 늦게 자면 내일 유치원 지각해요?”
“…네. 할머니.”
아저씨가 사준 인형을 안고 잠이 든다. 속에 켜켜이 쌓인 슬픔을 아이 앞에서 내밀 수 없는 어른들은 마냥 속으로 앓았다. 그렇게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된다.
**
“아저씨.”
“…….”
“아저씨.”
“누구시죠?”
“…아저씨가…전화하라면서요.”
“…어. 그래. 그래. 초선아.”
“…….”
“왜 그래. 무슨 일이야?”
“…….”
수화기 너머로 우는 소리가 들린다. 울고 있는 아이를 달래면서 자초지종을 들어 보였다. 몇 번 들어보지 않았지만, 목소리를 듣는 순간 걱정이 왈칵 몰려왔다. 물론 조조와 초선이의 관계라던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가 몇 번 보지 않은 사람에게 울면서 전화를 할 정도면 큰일이 생겼다는 것까진 추론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거냐?”
“아저씨가…….”
“아저씨? 조조?”
“아저씨가 없어졌어요.”
“…….”
“아저씨 없어지면 전화하라면서요. 아저씨가 없어졌어요.”
“…….”
“집에도 들어오지 않아요.”
“조조가?”
통곡에 가까운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다 누군가가 전화를 바꿨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통화가 끊겼다. 손책은 전화기를 든 채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엉망진창으로 들어앉은 정보는 어수선하기만 했다.
“조조가 없어졌다고?”
스스로 질문을 던진다.
“며칠 동안 집에 안 들어왔고, 간 곳도 모른다.”
말로 정리할수록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게다가 아이가 불안해하는 것을 보니 당장 조조 녀석을 찾아와야 할 것 같았다. 그 녀석이 아무리 이리저리 날뛴다고 해도, 아이를 놔두고 사라질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 조조가 사라졌다면 생각보다 큰일에 휘말려있을 수도 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경찰 신분이니 흉흉한 일은 언제든 생길 수 있었다.
“강동의 호랑이 손책. 어려운 일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지.”
비록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는 사이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아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일에 휘말린 것을 알게 되었으니 발을 뺄 수 없었다.
“오빠? 이 시간에 어디를 가는 거야?”
“잠시 나갔다 와야겠어.”
“그러니까 무슨 일인데 그래.”
“아는 사람이 없어졌다 해서. 찾으러 가보려고.”
“…아는 사람?”
손상향은 눈만 깜박인다. 손책이 아는 사람이 한둘은 아니라지만, 이런 밤에 갑자기 뛰쳐나갈 정도로 중요한 사람은 손에 꼽을 수 있었다.
“…유비 오빠?”
“뭐?”
“아니…오빠가 그렇게 놀랄 정도면 유비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
“…….”
“맞지?”
“아니야. 유비 도장에서 본 사람이긴 하지만…….”
“…….”
“일단 다녀올게!”
“그럼 내가 유비 오빠한테 연락해볼게! 혼자서 너무 위험한 곳 가지 말고. 응?”
이미 사라진 사람이 대답할 수 있을 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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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둘이 만나는게 이렇게 길어지지..
갑자기 레히삼보고 하고싶은게 생겼습니다..
자잘한 설정은 동인 망상으로 채워 넣었습니다..빠르게 다음 편을 올렸으면 좋겠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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